[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대구 달성군이 복지회관을 건립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지주·업주와 찬성하는 주민단체 간에 합의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다.
달성군이 냉천유원지 전원음식점지구 공용주차장 자리에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 착공하려는 '가창면민복지회관'을 두고 지주·업주들은 "당초 분양 조건에 주차장이 음식점지구에 포함돼 있었다"며 반대하고 있고, 주민단체들은 "가창면의 20년 숙원"이라며 건설을 바라고 있다.
주민단체들은 18일 밤 사이에 복지회관 건설을 반대해온 A 업소 앞 도로에 현수막 10여 개를 다닥다닥 붙여놓으며 실력 행사에 들어갔다.
이 현수막들은 가창면 14개의 관변단체 명의로 돼 있었으며 '반대하는 A 업소 물러나라' '복지회관이 혐오시설이냐' '가창면민 무시하나' 등 A 업소를 비난하는 내용 일색이다.
한 지주는 "달성군이 지주들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하자 가창면 관변단체를 동원해 반대자들을 테러하는 느낌"이라면서 "영업 방해 예고는 물론이고, 공포심을 조장해 누구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면사무소 측은 "18일 밤 늦게 관변단체 관계자들에게서 A 업소 앞에 현수막을 붙였다는 사후 통보를 받았다"면서 "면사무소와 상의하지 않는 독자적인 행동"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갈등은 달성군이 면민복지회관의 부지 선정, 건설 동의 여부 등을 '주민 합의'로 해결할 것을 요구하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방관하다 빚어졌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달성군은 2007년 필지를 분양할 당시 조건을 감안할 때 지주· 업주 동의 없이 주차장 부지를 활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뒤늦게 알고, 주민단체들에게 지주·업주들을 설득하는 일을 맡겨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면사무소 측은 2년 전 지주·업주들에게 설명회를 열고 '건설 동의'를 받으려 했으나 일부만 받았고, 이런 갈등이 빚어질지 예상못했다고 밝혔다.
달성군은 음식점지구 15개 필지 분양 때와는 달리, 전원음식점지구 동·서쪽 2개 주차장을 없애기로 하고 동쪽 주차장은 지상 3층, 지하1층 규모의 복지회관을 건립할 계획을 발표했고, 서쪽 주차장은 지난 2월부터 버스 회차지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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