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이병수 기자] 목원대학교가 경북 영덕지역 산불 피해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맞춤형 식사와 성금을 전달하며 희망을 전했다.
목원대는 봉사단을 꾸려 지난 19일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영덕군 지품면 삼화2리 등을 찾아 지역 주민을 위로했다고 21일 밝혔다.
목원대는 이희학 총장을 비롯해 교수단체·교수노조·직원노조·교직원해외선교회·총학생회 대표자와 외식조리제과제빵학과·소방방재학과·응급구조학과 등 재난 관련 학과 교수·학생으로 구성한 30여명의 봉사단으로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피해 주민과 복구 작업자를 위해 준비한 식사와 성금을 전달했다.
이번 봉사는 사전에 산불 피해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맞춤형 봉사활동으로 진행했다. 목원대는 긴급구호단체로부터 "재난 발생 3주가 지나며 주민들은 매 끼니 제공되는 도시락에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비슷한 메뉴에 다소 물리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듣고 세미 뷔페 형태 식사를 마련했다.
이번 식사는 서양조리명장인 목원대 이기성 교수와 외식조리·제과제빵학과 학생들이 준비했다. 이들은 한식을 기본으로 세계 각국의 메뉴를 더한 요리 50여가지를 만들었다.
세미 뷔페는 주민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게 준비했다. 재난 상황에서 주민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이 각기 달라서 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춘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기에 이번 맞춤형 봉사활동은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심리적 안정을 제공해 재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했다.
봉사 현장에는 재난 현장 밥차 운영 경험이 풍부한 임정애 대전서구자원봉사협의회 대표와 양금화 관저마을공동체 대표 등이 참여해 음식 제공을 도왔다.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봉사단 학생 및 교직원들은 주민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재난이 벌어진 과정에서 경험한 일들을 경청하는 활동을 통해 주민의 고통을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봉사를 지원했던 재난구호단체 피스윈즈의 성종원 팀장은 "주민의 재난 경험이 워낙 크고 심각해서 밤에 잠을 못 자거나, 작은 일에도 염려하고 우울해하는 상태를 보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재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삼화2리는 국내 최대 송이 산지 중 하나로 유명했지만, 이번 산불로 송이 생산에 핵심인 국사봉 일대 소나무 숲 전체가 소실됐다. 마을 50가구 중 30여가구가 주택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어 주민 상당수가 마을회관 등에서 거주하며 복구를 준비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임식 삼화2리 이장은 "마을의 생계 수단이던 송이 생산 기반과 주택이 무너져 다들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며 "희망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많았는데 목원대의 방문은 따뜻한 위로와 힘이 됐다"며 감사의 마음을 밝혔다.
목원대는 삼화2리에서의 식사 지원 외에 산불 초기부터 현재까지 주민 130여 명이 대피하고 있는 국립해양청소년센터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는 임시거주 중인 이재민을 위해 '만물트럭'(생필품 지원 트럭) 운영을 지원하는 재난구호단체 피스윈즈의 이동환 사무국장으로부터 운영 현황을 청취하기도 했다.
목원대는 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긴급 모금한 성금 2300만 원을 피스윈즈에 전달하며 향후 필요한 활동에 사용해달라고 했다. 이번 성금은 산불 피해 주민들이 임시거주 생활을 끝내고 주택 수리 후 복귀하는 과정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희학 총장은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목원대는 건학이념인 진리·사랑·봉사 정신으로 이웃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회복을 위한 걸음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어 "부친상으로 누구보다 힘들었을 상황에서 봉사를 위해 학생들과 같이 식사 메뉴를 짜고 음식을 준비한 이기성 교수의 헌신에 미안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목원대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체계적인 재난 회복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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