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신태호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방미 둘째 날인 10일(현지시간) 스티브 비건 1기 트럼프 정부 국무부 부장관을 만났다.
12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미시간대 포드스쿨에서 스티븐 비건 前 국무부 부장관을 만나 관세 문제에 대한 전략 조언을 구했다.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은 조셉 윤(현 주한미국대사 대리)에 이어 트럼프 1기 정부의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2019년 1월 북한 최선희 외무부 부상과 스웨덴에서 '합숙담판'을 벌였던 북핵 협상가다.
이후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하며, 트럼프 1기 정부 외교라인의 핵심인사로 꼽힌다.
트럼프 1기 정부에 합류하기 전 미시간주에 소재한 완성차 회사 포드에서 약 15년(2005~2018)을 수석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포드의 무역전략 및 정치적 리스크 등을 평가 감독하기도 했다.
이날은 당초 계획되지 않은 갑작스런 만남이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태생인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은 김 지사와 미시간대 동문으로 끈끈한 인연이 있다.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국무부 부장관으로 활동할 당시 김 지사는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날 만남에서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은 김 지사를 만나자마자 "대북정책 특별대표 시절에 한국의 경제부총리가 미시간대 출신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말씀만 많이 듣다가 여기서 뵙게 됐다"면서 반가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만남은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1기 핵심인사였던 만큼 관세 문제에 대한 전략적 조언을 구하기 위해 성사됐다.
김 지사는 "자동차 산업은 미시간주와 경기도 모두에게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분야"라면서 관세문제를 돌파해나가기 위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10년간 한국은 미국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국가 중 하나"라면서 "여전히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어느 정도는 한국 제조업체들이 이미 미국 자동차 산업의 일부가 되는 데 성공했다"면서 "현대자동차가 조지아주에서 차를 생산할 때 그것은 사실상 미국산 자동차다. 이는 (관세를 낮추는데) 매우 설득력 있는 포인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시장이나 여론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경우'를 협상 여지가 큰 상황으로 내다봤다.
김 지사가 바로 직전 일정이었던 휘트머 주지사와의 회동 결과를 설명하자 비건 전 특별대표는 "경기도지사와 미시간 주지사가 같이 협력한다면, 세계 10대 자동차 기업들 중에 아마 톱 5 기업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회담 성과를 평가했다.
휘트머 주지사는 2028년 미 대선 유력후보란 표현이 최근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등장할 정도로 정가에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앞서 김 지사와 휘트머 주지사는 자동차 부품관세와 관련해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하고 △자동차산업 상생 위한 협의체 구축 △대화채널 개설 △미시간주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경기도 주최 '미래 모빌리티 테크쇼'에 미 완성차 기업 참여 등 4개 항에 합의했다.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의 만남을 끝으로 김 지사는 '48시간' 숨가쁜 관세외교를 마치고 12일(한국시간)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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