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1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홍준표 대구시장 퇴임식은 각종 피켓, 구호 등이 난무해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특히 일부 공무원들은 흰색 상의로 옷을 맞춰 입은 채 홍 시장의 사진과 '꿈은 이루어진다'는 손팻말을 들고 홍 시장을 환송해 '선거법 위반'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날 퇴임식에는 취재진과 시민들의 출입을 막고 구청장, 간부 공무원, 기관단체장 등 300여 명만 참석하도록 해 끝까지 '불통 시장'이란 비판이 나왔다.
퇴임식장에는 '홍준표가 새롭게 쓴 1000일의 대구역사'라고 쓰여진 대형 걸개그림을 걸었고, 입장 때부터 참석자들에게 손팻말을 나눠줬다.
또 행사장 입간판부터 퇴임식장 걸개그림 상단에도 '홍준표 대구시장님 퇴임식'이라고 써놓는 등 '님'자가 여러 번 등장해 눈총을 받았다.
1시간 동안 열린 퇴임식은 △사전공연 △시정 성과 소개 △환송사 △특별영상 상영 △감사패 및 꽃다발 증정 △퇴임사 △기념 촬영 △환송 행사 순으로 진행됐다.
홍 시장이 인사할 때나 연설을 할 때마다 참석자들은 사회자의 요구에 따라 '레전드 홍준표' 등의 손팻말을 들어올리며 환호하는 등 정당 행사를 연상시켰다.
이중 특별영상에는 동인청사 상황실에서 국과장 등 30여 명이 '대구의 자부심 홍준표' '변화+혁신=홍준표' '할 일은 다했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홍준표'를 연호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퇴임식의 한 참석자는 "시장 퇴임식에 여러 번 참석해 봤지만 이렇게 현란하게 진행되는 경우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면서 "임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하는 시장에게 시민 세금으로 정당 행사 같은 퇴임식을 해야 하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퇴임식 시작 전부터 청원경찰이 대거 동원돼 시민들과 차량의 산격청사 출입을 막았고 동인청사~산격청사 셔틀버스 운행도 중단됐다. 참석자도 공무원증을 패용하거나 참석 명부와 일일이 대조해 퇴임식장에 입장시켰다.
홍 시장은 퇴임사에서 "비록 시장직은 내려놓지만 여러분들의 더 큰 힘이 되어 돌아와 든든한 후원자로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이제는 대립이 아닌 통합의 시대정신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때이며, 그 길에 우리 대구와 대구시민이 중심이 되어 주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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