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선치영 기자] 충남대학교와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 연구팀이 딸기 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 '딸기 시들음병(Fusarium wilt)'의 원인 유전자를 국내 최초로 밝혀냈다.
1일 충남대에 따르면 이번 연구 성과는 최근 '한국 균학회지(The Korean Journal of Mycology)'에 게재됐다. 딸기 시들음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저항성 품종 개발의 핵심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충남대학교 응용생물학과 오상근 교수 연구팀은 충남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딸기 시들음병을 일으키는 병원균 FOF(‘Fusarium oxysporum f. sp. fragariae)가 분비하는 이펙터 단백질(effector protein)인 ‘SIX6a’와 ‘SIX6b’를 규명했다.
이펙터 단백질은 곰팡이,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병원균이 숙주의 면역 반응을 방해하거나 감염을 돕기 위해 분비하는 단백질이다.
여름철 고온기에 주로 발생하는 '딸기 시들음병'은 감염 후 빠르게 확산되며 현재까지 뚜렷한 방제 방법이 없어 저항성 품종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SIX6' 유전자가 병원균의 감염력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분자적 증거를 제시했다. 이를 활용하면 병원균 레이스에 맞춘 저항성 품종을 육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시들음병균에는 '레이스 1'과 '레이스 2'라는 두 가지 유형이 있으며 이들이 각각 'SIX6a'와 'SIX6b' 유전자를 서로 다르게 발현됨을 확인했다.
특히, ‘SIX6’ 단백질은 식물의 물관(xylem)에 분비돼 면역 반응을 교란하고 병원균이 식물 내부로 침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병원균의 감염력을 조절하는 핵심 요인으로써 앞으로 딸기 시들음병을 예방하고 방제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상근 충남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딸기 시들음병에 강한 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유전적 기반을 확보했다"며 "앞으로 디지털 육종기술을 활용해 병저항성 품종을 개발하고 병원균과 식물 간의 상호작용을 더욱 정밀하게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 지역특화작목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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