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40억대 비리에 '개인 일탈' 면피용 보고서 작성 논란
  • 신태호 기자
  • 입력: 2025.03.30 14:36 / 수정: 2025.03.30 18:42
감찰 조사도 없이 내부 직원들 연루 가능성 배제
경기문화재단 전경./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전경./경기문화재단

[더팩트ㅣ수원=신태호 기자] 경기문화재단이 아내 명의의 업체에 40억 원대 용역을 밀어준 소속 직원의 비리(<더팩트> 3월 25일 보도)와 관련해 '개인 일탈'로 결론짓는 면피용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더팩트>가 입수한 문화재단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문화재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직원은 사업 책임자가 아닌 사업 담당자'라며 '업무상 취득한 정보라기보다는 원청업자와의 개인적 친분관계로 취득한 정보를 활용한 것으로 추측된다'는 A4 용지 3페이지 분량의 업무보고서를 지난 17일 작성했다.

또 '임직원 행동 강령 운영 규칙 위반 등의 도덕적 해이 및 개인 일탈행위'라며 '관계기관 통보 시 조치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감찰 조사도 없이 내부 직원들이 연루돼 있을 가능성은 없다는 식의 결론을 낸 것이다. 행동강령 등에 대한 교육 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조차 없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이런 보고서에 대해 사건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의혹의 당사자인 A 씨가 자리를 옮기자 문제의 업무도 함께 넘긴 조직개편이 뒤이어 이뤄진 정황이 있는 만큼, 철저한 자체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A 씨는 지난해 2월 1일 팀장으로 승진,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이후 발굴 유적 이전·복원과 관련한 업무를 자신의 팀으로 이관하는 업무분장 규칙 개정에 관여했다. 해당 업무는 A 씨가 문화재단에서 20여 년 해오던 것이었다.

그는 같은 해 6월 19일과 24일 2차례에 걸쳐 이런 내용을 보안문서로 기안, 불과 이틀 만인 같은 달 26일 재단 대표이사의 결재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재단 게시판에는 규칙이 갑작스레 개정되면서 일부 직원들은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를 제외하고는 부서원들조차 개정 사항을 알지 못한 때문이다.

A 씨 비위를 적발한 국민권익위원회가 같은 해 11월 12일 그의 업무에 대한 자료를 집중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한 직후인 지난 1월 문화재단이 돌연 A 씨를 경기도박물관으로 전보한 것도 의심스런 대목이다.

A 씨가 팀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긴 지 11개월, 논란이 된 업무를 자신의 부서로 끌어온 지 6개월여 만의 인사 조치다.

문화재단의 한 직원은 "기관 창립 이래 지속돼 온 업무를 조정, 조직개편을 하면서 상식적인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이 단 한 번 없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문화재단 내부 문건 캡처./독자 제공
경기문화재단 내부 문건 캡처./독자 제공

앞서 권익위는 지난 17일 A 씨를 검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A 씨가 2020년 민간 발굴전문업체인 모 문화재연구원 원장 B 씨와 공모, 문화재 이전·복원 용역을 자신의 아내 명의 업체에 일괄 맡긴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권익위 조사 결과, A 씨 아내의 업체는 2021년 5월쯤 서울의 한 재개발 구역(3000㎡)에서 발견된 문화유적을 옮기고 복원하는 40억 원 규모의 용역을 B 씨 업체로부터 발주 받았다. 발주는 A 씨 아내 업체가 설립된 지 10일 만이었다.

이 업체는 문화재 발굴 조사기관으로 등록되지 않은 무자격 업체였는데, 사무실 소재지도 공유 오피스여서 실제로 정상적인 업무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권익위는 "해당 용역계약서 연락처에는 A 씨의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돼 있었다"고 전했다. A 씨는 문화재단에 허위로 출장 신청서를 내고 A 씨 아내 업체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장비 임차와 자재 구입 등의 명목으로 문화재단 예산까지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A 씨 등에 대한 자체 조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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