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신태호 기자] "재난을 막는데 권역을 따질 이유가 없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9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 산불 피해 현장에 설치된 지휘본부에서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대원들을 격려하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우리 도민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 다해달라"며 "여러분이 자랑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대원들의 안전에도 특별히 유의해 달라는 당부도 했다.
김 지사의 말처럼 경기소방은 범국가적 재난 때마다 현장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번 영남 지역 산불 현장에는 전국 소방본부 가운데 최대 규모의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진화를 돕고 있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소방은 29일까지 소방관 278명과 펌프, 물탱크 등 장비 110대를 의성 지역 등에 투입했다. 산불 진화 임차 헬기도 총 3대 지원했다.
대원들도 면적만 52만 8829㎡에 달하는 산림에서 산불 진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민가 2054가구에 대한 구호 조치를 하고, 545차례에 걸쳐 급수도 지원했다.
산불 발생 보고 직후 소방 헬기를 지원하고 산불 전문 진화대원 비상대기를 각 시·군에 주문한 김 지사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지난해 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경기소방은 묵묵히 역할을 다했다. 당시 경기소방은 전남 무안에 구급차 6대와 베테랑 대원 12명을 파견해 숙련된 노하우를 전수했다.
경기소방은 지난 2023년 4월 3일 충남과 대전 산불 때도 인력 89명과 장비 35대를 보냈다. 같은 달 11일에는 강릉에서 산불이 번지자 소방관 등 인력 127명과 장비 49대를 동원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전국 최대 면적, 최대 인구의 안전을 수호하면서도 한편으론 다른 시·도의 재난까지 챙기고 있는 것이다. 경기소방의 활약은 위기대응에 민감한 김 지사의 발 빠른 판단과 지시때문이라는 게 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지사는 재난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도지사가 그냥 왔다간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라"는 주문을 빼놓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전날 영남에서도 보고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인 정우영 여사와 배식 봉사를 했다.
또 임하면복지회관과 안동서부초등학교 등을 찾아서는 은박 매트에 풀썩 앉아 할머니들의 발과 다리를 주물러드리며 위로했다.
김 지사는 "어머니가 살아계신데 아흔"이라며 "32세에 혼자되시고 우리 4남매 홀로 키우셨는데 (이곳에서) 할머니들을 뵈니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이재민들은 "정치인들이 많이 왔다갔지만 (김 지사 말고) 다리 주물러 준 정치인은 없었다”고 감사를 표했다는 전언이다.
김 지사는 이재민들에게 "경기도가 추가적으로 도울 일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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