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세종보 탄력 운영 결의안' 부결이 남긴 아쉬움과 과제
  • 김형중 기자
  • 입력: 2025.03.19 16:40 / 수정: 2025.03.19 16:40
최원석 세종시의원이 발의한 ‘탄력적인 세종보 운영 촉구 결의안’이 19일 본회의에서 찬성 9, 반대 9, 기권 2표로 부결됐다. /김형중 기자
최원석 세종시의원이 발의한 ‘탄력적인 세종보 운영 촉구 결의안’이 19일 본회의에서 찬성 9, 반대 9, 기권 2표로 부결됐다. /김형중 기자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세종보 재가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세종시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부결됐다.

19일 열린 세종시의회 제97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탄력적인 세종보 운영 촉구 결의안’ 표결 결과 찬성 9, 반대 9, 기권 2표로 부결됐다.

표결에 앞서 이순열 의원(도담·어진동,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23년 10월 세종시의회는 현 정부의 세종보 재가동 결정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며 "불과 5개월 만에 이를 뒤집는 결의안이 상정되면서 시의회가 일구이언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결의안을 대표발의한 최원석 세종시의원(도담동, 국민의힘)은 부결 직후 "이번 결의안은 특정 정당이나 개인의 이익이 아닌, 오로지 세종시민을 위한 것이었다"며 "금강 수자원 활용과 세종시 발전을 고려했을 때 참으로 안타깝고 개탄스러운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쪽의 결의안은 사전에 예상된 결과대로 통과됐지만, 반대 측 결의안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음에도 본회의에서 부결됐다"며 "이는 결국 힘의 논리에 의해 결정이 좌우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종보 운영과 관련해 서로 상반된 주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의회가 특정 집단의 의견만을 대변하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소수 의견을 묵살하고 다수의 힘만을 내세운다면 시민을 대표하는 지방의회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이번 결과에 좌절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세종시의 발전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최원석 의원이 제97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최원석 의원이 제97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이번 결과를 두고 '정책적 필요성'과 '정치적 이해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하는 의회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보 문제는 오랫동안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재가동을 반대하는 환경단체는 보호종 생명들의 서식지가 수장될 것이라며 생태계 파괴를 우려한다.

반면 재가동을 찬성하는 쪽은 수자원 활용을 통한 지역 발전을 주장한다. 금강 수자원이 도심 내 방축천, 제천 등 인공 하천 유지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미래 세종시의 발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의회가 세종보 운영 문제를 단순히 찬반으로 가르는 건 아쉽기만 하다.

'생태계 보전'과 '수자원 활용'이라는 평행선 같은 두 가치 사이에서 이를 조율하고 현실적인 균형점을 찾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의회의 표결은 이러한 정책적 고민과 논의보다는 정치적 입장이 더 강조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앞으로 세종시의회는 시민을 위한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보다 신중하고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특정 입장에 치우친 결정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세종시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결의안 부결이 과연 세종시 발전을 위한 새로운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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