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조기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개인적으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지난해) 12월 3일부터 지금까지 제 생각은 변한 적이 없다"면서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하고 포고령을 내면서 헌법을 위배했고, 군인을 동원하는 내란행위를 했으므로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탄핵을 두고 국민의힘 당 내부가 분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유 전 의원은 "다수 국회의원들이 광화문에서 탄핵 반대를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탄핵 찬반 세력이 당내에서 공존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찬반 세력이 통합하고 화합하지 못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꿇어앉아 정권을 갖다 바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찬반으로 갈라진 국민들의 분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모두 (헌재의 결정에) 승복한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조기 대선 시) 국민의힘은 어떤 경선 룰로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낼지가 관건"이라면서 "우리 당이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을 내세울 때와 저를 내세울 때 (중도층) 국민들이 다르게 볼 수밖에 없다"며 자신이 후보가 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내세웠다.
그는 "저 자신은 '개혁 보수'를 내세우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중도층뿐만 아니라 합리적 진보까지 포용하는 스펙트럼이 넓은, 중원의 영토를 확장하는 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극우 세력 역시 함께 가야 할 대상이라고 말하면서도, 극우에게 국민의힘이 끌려다니거나 종속되고, 마치 그들이 보수 전체를 대변하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의 '중도 보수' 행보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안방까지 들어와서 귀중품을 가져가는 상황"이라면서 "거짓말 잘하고 얼굴 두껍고 말 잘 바꾸는 이 대표가 중도보수라고 한다면 영악한 선거전략이고, 우리 당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선 "오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에서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유죄 선고를 받으면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하지만 민주당이나 이 대표의 여러 행보나 언행들을 보면 2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와도 무죄추정 원칙을 주장하며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승민 전 의원의 중도확장론을 비판한 듯 "중도 확장은 자기 노선이 분명할 때 가능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 같은 리더십은 우리측 사람들도 믿지 않는다. 스윙보터들은 언제나 강자편에 불는다. 지난번 트럼프 대선 때 스윙스테이트들은 모두 트럼프를 선택했다. 중도에 곁눈질하지 말고 국민 전체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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