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대호 안양시장 "'이런 시장 또 없다'는 소리 듣고 싶다"
  • 김동선 기자
  • 입력: 2025.03.11 15:00 / 수정: 2025.03.11 15:00
"창조적 파괴로 도시 재구성 ‘스마트 행복도시 안양’ 만들 것"
유튜브 ‘이런 구단주’ 조회수 277만 돋보이는 민주적 리더십
최대호 안양시장./더팩트
최대호 안양시장./더팩트

[더팩트|안양=김동선 기자] 지난달 19일 국토교통부의 경부선 철도지하화 선도사업에서 누락된 경기 안양시. 최대호 안양시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국토부가 지난해 선도사업 선정을 잠정 연기한 후, 갑작스레 ‘지역 건설경기 보완 방안’ 발표에서 선도사업 3개 구간을 발표했다. 당혹을 넘어 충격이었다. 선정 과정과 갑작스런 발표에 대해서는 아직도 납득되지 않는다."

평소 부드러운 이미지로 사람들과 소통해오던 최대호 시장답지 않게 격정적인 말이 쏟아졌다.

최 시장은 "국토부 국가철도망종합계획에 안양 구간 지하화가 반영될 수 있도록 다시 노력하고 있다"며 "안양 신구 시가지가 함께 발전하고, 첨단 스마트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이런 구단주’를 검색하면 조회 수가 277만에 달하는 쇼츠가 나온다. K-리그 스포츠니어스가 제작한 이 쇼츠는 쏟아지는 빗속에서 ‘안양’ 우산을 쓴 시민 축구구단 ‘FC안양’ 구단주 최대호 안양시장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에 이런 구단주 또 없습니다"라는 썸네일 한 줄이 이 쇼츠 메시지다.

빗속에서 악천고투하는 선수들에게 무언의 응원을 보내는, 서포터즈로부터 사랑받는 FC안양 창단 구단주, 구단을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최대호 시장을 만나봤다. 인터뷰는 지난 5일 안양시청 접견실에서 진행됐다.

-FC안양 사랑이 대단하시다. 창단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안양을 연고로 했던 LG치타스가 서울로 이전한 뒤에도 서포터즈들이 해체하지 않고 축구 부흥을 외치던 때, 이영표 선수 등 축구인들이 창단을 권유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안양시의회가 창단에 동의해줬다. 축구는 시민들의 에너지를 한데 묶어 시너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발전 전략자산이다.

유튜브 쇼츠 장면./유튜브 갈무리
유튜브 쇼츠 장면./유튜브 갈무리

- ‘이런 구단주’ 쇼츠 잘 봤다. 안양시장으로서, 구단주로서 리더십 운용 방법은 무엇인가.

민주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누구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사안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절차가 차곡차곡 쌓이면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미법의 경험론적 방법이 우리 사회에 체화돼야 하지 않을까.

- 민선 5기와 7~8기 징검다리 3선을 하고 있다. 이전 임기와 현 임기에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안양시민과 시민 행복을 위해 시작했고, 시민들께서 항상 시정에 지혜를 보태주셨다. 그래서 민선8기에 대한 책임감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코로나19에서 이어진 경기침체, 청년위기, 저출생 등 여러 위기가 닥친 가운데, 제게 다시 주신 기회의 뜻, 시민의 염원을 알기 때문이다.

이번 임기를 도시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동력을 되찾는 변곡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그리고 미래 도약을 위한 변화의 절박함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 창조적 파괴로 도시를 재구성해 ‘시민과 함께하는 스마트 행복도시 안양’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쇼츠처럼 ‘대한민국에 이런 시장 또 없습니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웃음)

최대호 시장이 지난해 9월 신규 개원한 평촌엘프라우드 어린이집을 둘러보고 있다./안양시
최대호 시장이 지난해 9월 신규 개원한 평촌엘프라우드 어린이집을 둘러보고 있다./안양시

- 안양시 인구가 2023년 저점을 찍은 뒤 회복 추세에 있다. 인구 회복 원인은 무엇인가.

지난달 인구는 55만 9999명이다. 1명 부족한 56만 명이다. 2021년 6월 54만 9903명 이후, 3년여 만인 지난해 9월에 55만 인구를 회복했고, 지금까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구 회복의 주된 이유는 주거 정비와 청년주택 공급 등 신규 입주 물량에 따른 것이지만, 유입된 인구가 이탈하지 않고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중요 포인트다.

임신·출산·보육·교육 등 다양한 인구 및 복지정책, 특히, 그중에서도 청년정책이 뒷받침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청년(임대)주택 공급과 청년, 신혼부부에 대한 다양한 주거 지원이 호응받고 있다.

출산지원금도 2배 인상했다. 셋째 아이부터는 1000만 원을 지원한다. 임신, 산후, 첫만남, 아동수당, 부모급여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안양시 정착에 힘쓰고 있다. 24시간 시간제 보육 어린이집 운영은 경기도 사업으로 확대됐다.

- 인구 증가에 따른 복지, 주거 등 사업 예산 충당이 가능한가.

안양은 한때 62만 인구를 자랑했다. 도시기본계획에서도 계획인구를 60만 명으로 잡았다. 4개 생활권(석수박달, 안양명학, 비산관양, 평촌호계)을 바탕으로 기반시설과 편의시설 등을 균형적으로 배치하는 등 단계별 계획에 따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생활권별 특성화 사업을 통해 지역활성화와 균형발전 사업을 추진해 다시 60만 도시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2월 20일 시청 상황실에서 경부선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미선정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는 최대호 시장./안양시
지난 2월 20일 시청 상황실에서 경부선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미선정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는 최대호 시장./안양시

- 지난달 경부선 철도지하화 선도사업에 미선정되자, 다음 날 긴급 브리핑을 했다. 미선정 이유와 향후 추진계획을 무엇인가.

국토부가 지난해 선도사업 선정을 잠정 연기한 후, 갑작스레 ‘지역 건설경기 보완 방안’ 발표에서 선도사업 3개 구간을 발표했다. 그야말로 당혹을 넘어 충격이었다. 국토부가 지자체와 소통했는지 의문이다. 무리가 없는 적정 규모나 지자체의 재원 보조 등을 선정 이유라고 밝혔지만, 선정 과정과 갑작스런 발표에 대해서는 아직도 납득되지 않는다.

국토부가 오는 5월 사업 제안을 받아, 연말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우리시는 현재 철도부지와 주변 지역을 함께 개발하는 사업성 확보 방안에 대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단절된 도시 연결과 노후지역의 연계 개발 등의 방안도 함께 구상 중이다.

경부선 지하화가 국토부의 종합계획에 반드시 반영되도록 끝까지 서울시, 경기도, 군포시 등 인근 지자체 및 국토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

- 안양은 현실적으로 지하화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많다. 또 추진 동력이 부족하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우리 시 경부선 구간은 석수역~명학역까지 약 7.5㎞다. 짧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선도사업 제안 시 제출한 경부선 철도 주변 국·공유지 등을 포함한 부지개발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용역에서 수익성 1.0을 넘어 사업성에 대한 타당성도 확인했다.

2010년 공약으로 지하화를 제시하고 인근 지자체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연대 추진해온 것도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안양시야말로, 지금까지 국토부와 경부선 지하화 추진의 실현가능성, 타당성을 가장 잘 준비해 온 지자체라고 생각한다.

- 시외버스터미널 부지 도시관리계획 변경 관련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에 대한 소감과 향후 터미널 시설 계획을 설명해 달라.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마타도어식의 문제제기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안양시의 최종 승소로 행정의 신뢰성을 증명한 것이 틀림없지만, 이번 소송을 반면교사로 삼아 행정 추진에 소모적인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더욱 면밀하게 검토하며 추진하겠다.

시행사는 3개 동, 최고 48층 규모의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 건립을 위해 경기도로부터 건축·경관 사전심의를 조건부로 통과(2024년 4월)한 후, 지난해 12월 건축허가를 받았다. 3월 중 착공 예정이고, 공사로 인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한편, 공공기여시설 설치 등도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

- 안양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간 격차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 원도심의 성장동력이 될 사업으로 박달스마트시티를 꼽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박달스마트시티 복합문화조성사업은 만안구 성장의 가장 큰 기회다. 민선7기 박달스마트밸리로 시작한 혁신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민선8기에서 복합문화조성사업으로 확대했다. 박달동 일원 328만㎡ 부지에 글로벌기업 유치와 주거 및 문화가 복합된 첨단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증권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안양도시공사와 민간참여자 간 협약 체결을 완료했고, 합동 특수목적법인과 자산관리회사가 설립됐다. 현재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가용지 분석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국토교통부와의 합의각서(안)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을 변경하기 위한 국토교통부 사전입지심사를 완료한 상태이다. 아울러 탄약시설 지하화에 따른 안전거리 확보 문제도 용역 결과를 토대로, 부대시설 배치 내용을 국방부와 협의해 합의각서(안)에 담았다.

상반기에 기획재정부의 국유재산정책심의회를 거쳐 금년 내 국방부와의 합의각서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기본·실시설계 등 후속 절차 등도 신속하게 추진하며,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에 노력할 것이다.

최대호 시장./더팩트
최대호 시장./더팩트

- 민선 8기도 이제 1년 여 남은 상태다. 남은 시간 집중할 사업 또는 정책은 무엇인가.

당면한 현안들을 해결하면서 지속가능한 스마트도시 조성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 평촌신도시 선도지구로 3개 구역(5460세대)이 선정됐고, 노후계획도시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도시 활력을 불어넣을 평촌신도시 등 노후도시 정비가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만안구와 동안구의 동반성장을 견인할 미래 신성장 기업 유치, 시청사 이전, 안양교도소 이전과 법무시설 현대화 등 초대형 사업들도 면밀하게 검토하고 주민들과 충분히 숙의하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겠다.

이들 사업에 시너지를 더할 4개 철도교통망 확충 사업의 적기 완공과 안전한 개통을 위해서도 끝까지 긴장을 멈추지 않겠다. 신안산선은 2021년부터 석수역 공사를 시작해 2026년 완공할 계획이고, 월곶판교선은 안양역과 안양운동장역, 만안교역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덕원역 1개 공구도 상반기 내 착공할 계획이다.

인덕원동탄선도 인덕원 1공구를 시작으로, 안양도매시장역과 호계역의 2공구가 착공돼 안전하게 추진 중이다. GTX-C노선은 인덕원역에서 월판선·인동선과 직접 연계 및 환승되는 노선으로, 올해 상반기 실질적인 공사를 시작해 추진 중인 노선 모두 적기에 완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끝으로 안양시민께 드리고 싶은 말씀을 해달라.

사랑하고 존경하는 안양시민 여러분, 저는 안양시가 중력이산(衆力移山)의 자세로, 혼란과 어려움 속에서도 기회를 만들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걸음을 이어가겠다. 또 시민들의 지혜와 연대의 힘으로 산적한 과제 해결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다.

시민들께서 안양시를 발판으로 따뜻한 미래를 꿈꾸고 활기찬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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