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로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가는 가운데, 사실상 출마를 예고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1일 자신의 정치적·정책적 브랜드인 ‘기회’를 콘셉트로 한 개발모델을 선보였다.
'직주락(織住樂)' 자체로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이른바 ‘기회타운’이다.
"지역개발을 통해 지역과 나라뿐 아니라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높이려는 김 지사의 의지가 담겼다"고 경기도는 전했다.
대선 과정에서 내놓을 국토개발 프로젝트의 뼈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 야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만 테크노밸리와 △용인 플랫폼시티 △인덕원 역세권 등 ‘기회타운 3대 프로젝트’ 구상을 밝혔다.
그는 "오늘은 지난 20여 년간 유휴부지로 방치돼 있던 이곳(수원 월드컵경기장)이 도민의 삶이 바뀌는 새로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날"이라고 규정하며 "경기 기회타운 3대 프로젝트로 ‘내 삶이 더 나아지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3대 기회타운에서는 직장·집 사이 거리와 출퇴근 시간과 비용은 줄고, 여가와 휴식을 즐길 기회는 늘어날 것"이라며 "아낀 시간과 비용으로 주민의 삶이 더 나아지게 하는 곳이 바로 기회타운"이라고 규정했다.
◇ 우만 테크노밸리(수원월드컵경기장 유휴지)
경기도와 수원시, 수원월드컵관리재단은 2조 7000억 원을 들여 수원월드컵경기장 유휴지 7만여㎡를 기회타운 프로젝트의 하나로 개발한다.
20년 묵혀 있던 땅을 수원의 첨단 융·복합 랜드마크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2026년 착공해 2030년 말 준공한다는 게 목표다. 도와 수원시, 월드컵재단, 경기주택도시공사(GH), 수원도시개발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한다.
김 지사는 "이곳은 오랫동안 체육시설로 활용되지 못하고 주차장으로만 사용되고 있었으나 부지 인근에 대학과 대학병원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신분당선과 인덕원~동탄선이 지나는 ‘월드컵경기장역’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교통 인프라도 매우 우수하다"고 여건을 설명했다.
그는 "우만 테크노밸리 개발로 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기존 월드컵경기장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체육시설을 추가 조성해 경기도 스포츠 인프라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도와 시는 훈련에 최적화된 전문체육 공간과 숙소와 식사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선수촌을 건립하고, 주민들이 날씨 걱정 없이 언제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다목적 실내체육관과 실내 스포츠 시설을 만든다.
체육인과 지역주민 모두를 위한 ‘스포츠 타운’이 들어서는 셈이다.
김 지사는 "부지의 개발 이익은 월드컵재단의 안정적 수입원이 돼 경기도 체육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용인 플랫폼시티
이날 착공한 용인 플랫폼시티는 도와 용인시, GH, 용인도시개발공사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구성역과 수인분당선 기흥역 일대 273만여㎡에 8조 2000억 원을 투입, 2030년 말 준공하는 새 도시다.
김 지사는 기회타운 두 번째 프로젝트로 용인 플랫폼시티를 꼽았다.
그는 "경기도 최대 규모의 기회타운이 될 것"이라면서 "‘미래형 복합자족도시’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자리와 상업, 문화, 여가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도와 용인시는 제1판교에 준하는 넓은 부지에 테크노밸리를 조성해 5만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주택 1만 호도 공급해 일터와 삶터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 가능한 도시 모델로 성장시키기로 했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대규모 첨단산업지구와 컨벤션 센터, 호텔 등 마이스(MICE) 시설, 상업·문화 공간도 조성한다.
용인 플랫폼 시티는 구성역뿐 아니라 경부와 영동고속도로가 지나는 신갈JC 상부여서 교통여건이 우수하다.
◇ 인덕원 역세권
기회타운 세 번째 프로젝트로 선정된 인덕원 역세권 개발은 인덕원 일대 15만㎡ 부지에 테크노밸리 조성하는 구상이다.
청년·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공공임대 주택 511호를 지어 공급한다.
총사업비는 1조 100억 원으로 추산됐다. GH와 안양시, 안양도시개발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 연말 착공해 2027년 말 준공 예정이다.
김 지사는 "현재 지하철 4호선이 지나고 있고 앞으로 인덕원-동탄선, 월곶-판교선, GTX-C 노선까지 개통되면 ‘4중 역세권’이 형성된다"며 "4중 교통망의 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첨단 기술과 디자인이 적용되는 콤팩트 시티를 만들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이곳 초역세권 인프라에는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상업·여가 시설이 들어가서 총 5000여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인덕원 기회타운’은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 모델로도 개발된다.
김 지사는 "기회타운 최초로 도입되는 수열에너지와 RE100(재생에너지 100%) 아파트는 탄소중립 타운의 선진 사례가 될 것"이라며 "복합환승시설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의 혁명은 탄소 배출 저감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회타운→기후타운…도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김 지사는 기회타운 3곳은 ‘기후타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시 전체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태양광, 소형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갖춰 사용한 에너지의 30%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것"이라며 "단열과 채광을 활용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높여 에너지 소비의 40%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로 에너지 빌딩’을 목표로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 지사는 "3대 기회타운은 모두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다"며 "대중교통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복합환승시설을 설치해 생활 속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 주거와 생활 자체로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RE100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기회타운이 조성되면 ‘경기도 산업벨트’ 구축에 대한 윤곽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
"우만테크노밸리는 경기 남부의 AI지식산업벨트와 경기북부까지 이어지는 바이오 벨트를 잇는 거점이 되고, 용인플랫폼시티는 반도체 메카 동탄테크노밸리로 이어지면서 AI와 반도체 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만들 것"이라고 김 지사는 설명했다.
그는 "인덕원 기회타운은 경기 남부의 테크노밸리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핵심 고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지사는 "경제 발전과 지역 발전, 지역 개발은 도시와 나라만 성장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면서 "경기도는 ‘사람 중심’의 투자로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왔다. 경기 기회타운은 ‘사람 중심 경제’의 집약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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