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인천=정찬흥 기자] 인하대학교 생명공학과 연구팀이 피부에 바르면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을 제거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했다.
인하대학교는 "정우진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피부 투과 팹타이드를 활용해 항암 단백질 Concanavalin A(ConA)를 피부에 발라 흑색종을 제거하는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흑색종은 진행이 빠르고 전신으로 퍼지기 쉬운 악성도 높은 종양으로, 전이가 된 경우 5년 생존율이 3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의 치료제에 이용된 ConA는 작두콩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는 천연 물질이다.
기존의 항체 기반 생물학적 치료제보다 생산 비용이 매우 낮아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항암제 후보 물질로 꼽힌다.
하지만 ConA를 정맥주사로 투여하는 기존의 치료법은 간독성이 높아 임상적 활용이 제한돼 왔다
피부 투과 펩타이드는 단순한 전달체 역할을 넘어 항염·항전이 기능을 가진 생체 유래 물질이다.
흑색종 치료를 할 때 부작용 없이 보조적인 항암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ConA를 피부 투과 펩타이드를 이용해 경피 투과하는 방법으로, 기존 정맥주사 방식에서 나타나는 간독성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능을 극대화하는 실험 결과를 얻어냈다.
또한 지금까지 같은 목적으로 사용되던 FDA 승인 약물인 이미퀴모드(Imiquimod)와 비교했을 때 월등히 우수한 항암 효능에다 이미퀴모드에서 흔히 발생하는 건선과 같은 부작용도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경피 투과 방식의 특성상 약물 투여 경로 측면에서 혈액 투여 항암제와의 병용 요법과 시너지를 내고, 약물 내성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다양한 분야의 경피 물질 전달 연구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팀의 이번 성과가 담긴 논문은 국제 저명 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을 이끈 정우진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ConA의 경피 전달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낮은 효능과 부작용 등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앞으로 다른 암종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탈모, 아토피 등 다양한 피부 관련 질환에 대한 피부 투과 펩타이드 기반 약물 전달 시스템의 확장성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우수 신진 연구 사업, 기초연구실 사업, 바이오·의료 기술개발 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 핵심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에 참여한 김현지·김수지 학생은 '피부 투과성 펩타이드 기반 피부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기존 항암 단백질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약물 전달 플랫폼을 제시한 공로로 2023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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