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의 터' 대구형무소 역사관 개관
  • 박병선 기자
  • 입력: 2025.02.27 17:51 / 수정: 2025.02.27 18:56
애국지사 216명 순국한 자리에 세워져
협소한 공간에 전시물, 프로그램 보완 필요
1920년대 중구 삼덕동에 위치한 대구형무소 /정인열 대구가톨릭대 교수 제공
1920년대 중구 삼덕동에 위치한 대구형무소 /정인열 대구가톨릭대 교수 제공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대구형무소는 우리 독립운동사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를 알고 있는 시민들이 많지 않습니다.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애국지사가 195명(서훈 175명)이지만,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분은 216명(서훈 212명)으로 훨씬 많습니다."

‘묻힌 순국의 터, 대구형무소’의 저자 정인열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서울의 명소가 돼 있지만, 지금까지 대구형무소라는 역사의 현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3·1절을 앞둔 27일, 대구중구청이 ‘대구형무소 역사관’을 개관해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형무소는 일제강점기 시절 한강 이남 최대의 감옥으로, 1910년 삼덕동에 세워졌다가 1971년 달성군 화원읍으로 이전했고, 그 부지는 민간에 불하됐다. 저항시인 이육사가 대구형무소에서 수인번호 264번으로 불리다가 필명으로 사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구형무소 역사관 내부/ 박병선 기자
대구형무소 역사관 내부/ 박병선 기자

이 역사관은 대구형무소가 있던 중구 삼덕동 삼덕교회 60주년기념관 2층에 자리잡고 있다. 규모(121.83㎡)는 비록 작지만, 애국지사들의 삶과 투쟁을 살필 수 있는 전시물이 여럿 있다.

이곳은 전시존, 영상존, 추모존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존은 순국한 애국지사들의 삶과 대구형무소의 주요 연혁,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를 안내 패널과 수화기를 통해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영상존은 대구형무소의 역사와 독립운동사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고 △추모존은 애국지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디지털 방식으로 편지를 작성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역사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일요일 휴관) 운영된다. 골목문화해설사가 상주해 관람객에게 깊이 있는 역사 설명을 한다. 또한 중구청은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대구 골목투어와 연계해 방문 코스의 하나로 운용할 계획이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역사관은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되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교육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 역사관은 역사적인 의의가 대단함에도 공간이 협소하고, 전시물이 그리 많지 않아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전시물도 거의 없다. 향후 추가적인 예산 확보를 통해 전시물과 프로그램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대구 중구청은 27일 삼덕교회에서 대구형무소 역사관 개관식을 가졌다. /박병선 기자
대구 중구청은 27일 삼덕교회에서 대구형무소 역사관 개관식을 가졌다. /박병선 기자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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