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등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비·반명(비·반 이재명)계' 정치인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더팩트> 2월 2일 보도) 경기도의회가 이들에 대한 검증에 나선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물론 김 지사와 같은 민주당 내에서도 '친명계' 도의원들이 '김동연 때리기'에 가세할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1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의회는 18~27일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 내정자 5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진행한다.
상임위별로 보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8일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로 내정된 유정주 전 국회의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다.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장을 지냈던 유 내정자는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진출했으나 지난 총선에서 부천갑 지역구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문화체육관광위는 다음 날인 19일에는 김상회 경기아트센터 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8대 도의원 출신인 김 내정자는 지난 2018년 전해철 현 도정자문위원장이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자리를 놓고 이재명 대표와 경선할 당시 전 위원장 캠프에서 활동한 인사다.
19일에는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가 각각 이용빈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 내정자와 김현삼 경기미래세대재단 대표이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의사 출신인 이용빈 내정자는 지난 21대 국회에 진출, 지난 4월 광주 광산갑에서 재선을 노렸으나 이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박균택(전 고검장) 현 의원에게 밀려 낙마했다.
3선 도의원을 지낸 김현삼 내정자는 '김동연호' 출범 초기부터 경기도청소년수련원 경영본부장으로 일해 왔다. 청소년수련원이 미래세대재단으로 확대 개편되는 과정에서 대표이사 후보로 발탁됐다.
27일에는 미래과학협력위원회가 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김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김 지사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시절 함께 근무했다. 지난해 1월 경기도 경제부지사로 임명돼 10개월여 일하다 '비명계'인 고영인 현 경제부지사 인선과 맞물려 건강 등을 이유로 사퇴했다.
'경기도의회 인사청문회 조례'는 도가 청문 요청안을 제출한 날부터 20일 이내에 도의회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청문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기간 내 경과보고서를 의회가 송부하지 않더라도 도지사는 대상자를 임명할 수 있다.
도의회 국민의힘은 이번 임명 절차가 김 지사의 '대권' 전략의 하나로 보고 '현미경'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김정호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지난 1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 지사를 향해 "국회 입성에 실패한 인사들에게 일자리를 나눠주고 있다"며 "회전문 인사, 측근 인사, 친문수용소 등 각종 '프리패스권'으로 비상식적인 인사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번 인선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민주당의 한 도의원은 "경기도가 이재명 대표와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는 이들이 머물다가는 정치적 휴양지로 전락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최소한의 전문성은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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