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봉암사 이여재, 전남도 민속문화유산 지정
  • 오중일 기자
  • 입력: 2025.02.10 15:46 / 수정: 2025.02.10 15:46
지역 민간 중심 향촌사회사 조직·운영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
고흥 봉암사 이여재 전경./고흥군
고흥 봉암사 이여재 전경./고흥군

[더팩트 l 고흥=오중일 기자] 전남 고흥군은 '고흥 봉암사 이여재'가 지난 6일 전남도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전남도가 이번에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고흥 봉암사 이여재는 고흥군 과역면 석봉리 가산마을에 소재한 김녕 김씨 재실이다. 이 재실은 2019년에 고흥군 향토유산 제5호로 지정 관리돼 오다 민속적 가치를 인정받아 전남도 민속문화유산 제57호로 지정됐다.

고흥 봉암사는 1826년에 건립된 사당으로 김녕 김씨 고흥 입향조인 영돈령부사 김준(金遵, 1409~?)과 그의 증손 참판 김구룡(金九龍, 1454~1546), 증호조참의 박은춘(朴殷春), 병조참의 박응수(朴應秀) 등 4명의 인물이 배향됐다. 1868년 흥선대원군의 서원 훼철령에 의해 훼철됐으나 1905년에 후손들인 김인석·김두형·김종현·김용석 등의 노력으로 이여재가 재실로 먼저 건립돼 향사가 이어질 수 있게 됐다.

이여재는 조선시대 선현 제향 공간인 사우의 강당 겸 재실로서 건물의 상량문을 통해 김준과 김구룡에 대한 행적, 봉암사의 훼철, 1905년 이여재의 건립과 관련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후손들인 김인석·김두형·김종현·김용석이 힘을 모아 4칸 집을 옛터에 짓고 1년에 1차례씩 제사를 지낼 곳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고문서와 족보 초고 등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어 종중의 모임 장소 역할 외에도 족보 발행 등의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활용돼 민속유산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번에 지정된 고흥 봉암사 이여재는 부재의 재사용을 통한 공간의 성격 및 구조를 변용한 뛰어난 결구 기법이 확인되는 건축물이다. 정면 5칸·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로 양 끝부분에 온돌방을 설치하고 전면에 대청보다 높은 누마루를 두고 계자 난간을 둘러 일반적인 재실 건축과는 다른 모습을 지녔다. 이 형태는 주로 고흥지역 재실 건축에서만 확인된다는 점에서도 높은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고흥군 관계자는 "우리 지역의 재실 운영이 민간 중심의 공동체 조직과 운영 등 민속생활사를 파악할 수 있는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았다"며 "앞으로도 민속생활사 유산의 더 많은 사례를 발굴해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