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선치영·정예준 기자]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주민과의 소통과 책임 있는 행정을 통해 중구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최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구청장으로서 일한 8개월 동안 "기분 좋은 변화, 모두가 행복한 중구라는 슬로건 아래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시내버스 출근을 통해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하며 소소한 의견들도 행정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의 현안 중 가장 시급한 문제로는 혁신산업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꼽았다. 김 청장은 CES에 참석해 "스마트케어 기술 등 혁신 산업을 중구에 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중구가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돌봄 환경을 마련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민 주권 시대를 강조하며 주민들의 자율적 참여를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구청이 주도하기보다는 민간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주민자치회를 통해 이런 노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년 구정 방향에 대해서는 "‘절문근사(切問近思)’의 자세로 필요한 일을 착실히 실천하며 중구 지역화폐인 '중구통'을 발행해 지역 경제 선순환을 도모할 계획"이라며 "초고령화 사회에 맞춘 중구형 통합 돌봄 서비스도 철저히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효문화뿌리축제에 대해 김 청장은 "효와 뿌리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세대 간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 상권과 예술인과의 협력을 강화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주민과 함께 중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하며 구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다음은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과의 일문일답.
- 취임한지 1년이 다 되어간다. 그간의 소회는.
지난해는 석교동 주민에서 구청장의 역할을 부여받아 일하게 된 뜻깊은 한 해였다. 사회혁신가에서 정치인이 되면서 좋은 정치가 무엇일지 늘 깨어 묻고자 했다.
지난 8개월은 ‘기분좋은 변화 모두가 행복한 중구’를 만들어 가기 위한 준비와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기간이었다. 주민의 생각이 정책이 되고 공무원과 주민의 대화가 대안이 되는 주권자인 중구민의 뜻을 존중하는 정치,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책임 있는 행정, 원도심 중구의 미래를 준비하는 구청장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중구는 어려움이 있는 것 사실이지만 중구가 갖고 있는 강점, 장점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문제 해결해 나아가는 새로운 방식의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 시내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한다고 들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아침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버스로 출근한다. 구청장이란 명찰을 달고 버스에 오르면 그곳은 작은 주민 소통의 장이 된다. 이른 시간이지만 한 분 한 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도시의 숨결을 느낀다.
어느 날 한 주민께서 들려주신 어린이 놀이터 화장실 이야기가 마음에 남아있다. 행정의 틀 안에서 그 바람을 이뤄드리지 못했지만 그 목소리는 여전히 제 가슴 한켠에 울린다.
때론 ‘안 된다’는 말이 가장 어려운 순간이지만 그래도 주민의 일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마음만은 변함이 없다.
저녁이면 바쁜 일정 속에 관용차량을 이용하지만 아침 버스 안에서 만난 주민들의 표정과 이야기는 하루를 이끄는 소중한 나침반이 된다.
- 중구 발전을 위해 가장 해결이 시급한 현안이나 사업은 무엇인가.
중구는 산업단지나 혁신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기반이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
중구는 소상공인 중심의 서비스업이 중심인데 중구의 미래를 위해서는 향후 산업단지 유치나 혁신산업 유치를 위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1월 초 CES 다녀왔는데 기술 발전 속도가 엄청 빠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지역 혁신기업인들을 많이 만난 시간이었다.
현지에서 다양한 기업들과 네트워크 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고, 다른 업종과 기술의 융복합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역할을 중구에서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유성은 신기술 혁신 기업들이 많이 창업하고 있는데 상업화 단계에서 공장이나 테스트베드 지역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중구에서 유치 하기 위해 준비하려고 한다.
CES에서 스마트케어 기술 혁신을 경험하고 왔는데 중구는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다양한 돌봄 환경 마련이 필요한데 상업화를 위한 기술실증 사업의 테스트베드 시장으로서 중구의 입지는 탁월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런 것들을 연결하려 한다.
- 주민과의 소통과 참여를 항상 강조하고 있다. 이를 구정 철학으로 내세운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더 좋은 민주주의와 더 나은 지방자치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하고 결정하는 주민주권 시대로 가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 주민 스스로 동네 문제를 찾고 주민들의 대화가 대안이 되는 특별히 다르게 일하는 중구 행정이 그 답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성심당은 장사가 잘 되고 있지만 인근 상점들은 잘 안 되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주변 상인들이 으능이랑성심이랑 센터를 만들어 빵 보관함을 설치하고 주변 상인과 성심당이 협약을 통해 성심당 이용자들의 경우 주변 상권 이용 시 할인 혜택을 주는 등 상생활동을 만들어가고 있다.
석교동 좁은 길 양쪽 주차로 어려움 겪는 일이 있었는데 공무원과 주민대화를 통해 주차포켓 설치로 문제를 해결했다.
보문산벨트 학교 통행권 보호도 주민참여형 대안을 찾는 중이고 재개발 재건축 사업 조합장 모임도 만들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길을 찾고 있다. 중구청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스스로 움직이고 있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주민자치회 전환을 준비 중 이다. 중구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상황이라 사회적 돌봄이 강화돼야 한다. 돌봄이 필요한 분들에게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함께 주민이 주민을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하는데 주민자치회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주민자치회 조례 제정과 공동체, 사회적 경제 센터 설립을 통해 주민 스스로 문제를 찾고 공무원과의 대화를 통해 대안을 만드는 특별히 다르게 일하는 중구를 만들어 가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정의 중심은 구민들이고, 구민들의 참여가 확대되는 것이 주민주권을 강화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 2025년도 새해 구정 방향과 주요 사업에 대해 설명해달라.
새해 구정 방향을 고민하면서 切問近思(절문근사)의 자세로 일 하려 한다. ‘절실하게 묻되 가까운 일부터 실천한다’는 뜻인데 새해 우리 공직자들과 함께 꼭 필요한 일부터 착실히 실천하려고 한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지역 상권 활성화와 지역 선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중구 지역화폐 중구통을 차질 없이 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고 한다.
현재 시스템 개발이 진행 중이고 5~6월 발행과 함께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겠다. 이를 통해 중구 선순환경제 시스템을 만들어 지속가능한 경제 기반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
오는 2026년이면 통합돌봄법이 시행된다. 초고령화 사회가 된 중구 입장에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기존 돌봄 사업으로 지원이 어려웠던 부분을 보완하고 병원이나 요양 서비스 이용 및 개인 활동까지 토탈케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준비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 중구 실정에 맞는 중구형 통합 돌봄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올 한 해 잘 준비하려고 한다.
- 대전효문화뿌리축제가 중구의 대표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는 어떤 방향으로 축제를 계획 중인가.
대전효문화뿌리축제는 대전시 대표축제이자,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에서 4년 연속 수상했고 축제의 전통과 가치를 인정 받은 대전 지역에서 유일한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예비 축제이다.
대전효문화뿌리축제는 그 이름처럼 전통적인 효와 뿌리라는 가치를 통해 나의 뿌리를 배우고 가장 소중한 존재인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세대간 화합와 소통을 장을 마련해 오고 있다.
올해 16번째 개최하는 대전효문화뿌리축제도 효와 뿌리에 대한 정체성은 유지하되 효를 행위자에게만 강요하는 실행 방식이 아닌 효가 가진 가족사랑의 의미를 더욱 더 되새기는 축제로 만들고자 하며 이를 위해 대표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어린이와 청년 세대들의 흥미를 유도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작년 축제에서도 상생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듯이 요즘 많이 어려운 지역상권과 지역예술인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참여의 즐거움과 동시에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대전효문화뿌리축제가 중구를 넘어 대전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은 만큼 고유성과 정체성은 완성이 되었지만 이젠 익숙함을 넘어 기분 좋은 변화가 필요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올해의 구정 방향인 절문근사(切問近思)의 자세로 새롭게 발전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절실하게 고민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축제, 궁극적으로는 주민들 스스로 만드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일부터 착실하게 준비하겠다.
올해도 변함없이 대전효문화뿌리축제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 마지막으로 구민들께 한 말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민생경제가 너무 어렵다. 지역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긴급 추경도 추진했지만 의회의 반대로 지원에 어려움이 있다. 민생안정을 위한 지원 방안을 더 찾도록 하겠다.
물은 아래로 흐른다. 사행천(蛇行川)처럼 구불구불 흐르지만 서두르지 않고 머뭇거리지도 않으며 흐르고 흘러 바다가 된다. 을사년 한 해 더팩트 구독자와 구민 여러분들의 만사형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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