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새해 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체제에 대해 연일 날을 세우고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독자 세력 구축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산하 공공기관에 ‘반명(이재명)계’ 정치인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는데,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
2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복지재단 이사회는 지난 설 연휴 직전 신임 대표이사에 이용빈 전 민주당 국회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 출신인 이 전 의원은 21대 국회에 진출, 지난 4월 광주 광산갑에서 재선을 노렸으나 이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박균택(전 고검장) 현 의원에게 밀려 낙마했다.
경기문화재단 이사회도 신임 대표이사로 유정주 전 국회의원을 낙점했다.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장을 지냈던 유 전 의원은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진출했으나 지난 총선에서 부천갑 지역구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이 전 의원 등은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김 지사는 지난달 17일에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이사장에 인재근 전 국회의원을 임명했다. 21대 국회까지 내리 3선을 지낸 인 전 의원은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부인이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인영 국회의원 등 ‘민평련계’ 인사와 가깝다.
이번 인사는 ‘반명·비명계’ 인사들을 영입해 온 김 지사의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전해철 도정자문위원장을 신호탄으로 고영인 경제부지사, 윤준호 정무수석, 김민철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김경협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이사장, 박능후 경기연구원 이사장 등이 지난해 '김동연호'에 합류했다.
경기연구원장,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등 남은 공석도 많아 이런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명에 이르는 전직 국회의원들이 김 지사를 중심으로 정치적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전직 도의원들의 합류 역시 눈에 띈다.
안산 출신 김현삼 전 도의원이 경기미래세대재단 대표이사로 내정된 상태이고, 과천 출신 배수문 전 도의원은 지난 1일 차세대융합기술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안산의 원미정·천영미 전 도의원, 수원 안혜영 전 도의원, 이재준 전 도의원(전 고양시장) 등도 경기복지재단과 경기테크노파크, 경기도주식회사 등에서 김 지사의 임기 초·중반을 함께 했거나 현재 근무 중이다.
김철민 전 의원 등 반명계였던 전직 국회의원들의 보좌관들도 도청 내 임기제 등으로 상당수 채용돼 있다.
당장 대선이 치러져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더라도 그 면면이 뒤처지지 않은 셈이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 등을 역임하면서 국정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두루 갖춘 인사들"이라며 "기존 경기도 조직의 정책적 시야를 확대, 역량을 배가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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