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큰소리 쳤던 홍준표 시장의 트럼프 취임식 참석
  • 박병선 기자
  • 입력: 2025.01.22 19:20 / 수정: 2025.01.23 08:49
홍 시장 "미국에서 대구시장 자격으로 초청했겠나"
트럼프 행정부, 관심도 배려도 없어…관객 중 한 명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큰소리를 냈다.

그는 지난 16일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미국 쪽에서 대구시장(자격)으로 요청했겠나. 한국이 워낙 엄중하니 상황을 들어보고 앞으로 전개 방향이 자기들 정책에 부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초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력 대선 후보로서 뭔가 큰 것이 있는 것 같은 뉘앙스로 목소리를 높였고, 기자들 모두 당연히 트럼프 행정부와 교감이 어느 정도 있다고 여겼다.

일부 언론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보수 후보인 홍 시장이 차기 대선에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전망하고 있다는 추측성 보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치러지는 순간, 홍 시장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홍 시장에 대해 아무런 배려도 없었고, 관심이 없음이 드러났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취임식 아레나 행사에 2만 명이 초대되었는데 가 보니 엄두가 나지 않아 참석을 포기하고 호텔로 돌아와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취임식을 봤다"고 했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 대한민국의 유력 정치인이지만, 트럼프 취임식에서는 초청객 2만 명 중의 한 명에 불과했다.

그 정도라면 '미국의 오만'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홍 시장의 페이스북을 보면 기가 찬다.

홍 시장은 "그래도 내가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의 초청으로 8년 만에 워싱턴을 방문했는데 저 수많은 미국 군중들과 함께 벌벌 떨면서 수시간 줄지어 차례 기다려서 검색받고 군중 집회에 참석할 필요가 있니?"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상원의원들은 와서 보니 각종 인사청문회로 시간을 뺄수 없다고 한다. 비공식 인사들조차 두 세분 빼고는 대통령 취임 행사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한다"고 썼다.

그러니까 유력 인사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고, 알려지지 않은 인사 2~3명을 만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정치인의 경우 함께 악수하고 사진 찍을 수 있는 유력 인사를 만나는 것이 통상적인 행보인데, 그것조차 못했다면 참으로 한심한 얘기다.

홍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통해 보수층에 유력 대선주자로서 위상을 높이고 유권자에게 어필하려는 목적이 있었지만, 완전하게 실패로 끝났다.

아무리 시간이 짧았다고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인사 중 단 한 명이라도 접촉하지 못하는 대선 주자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가지 아니한 것만 훨씬 못한 결과다.

시민단체는 "대구시정을 버려두고 무엇 하러 방미했는지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홍 시장이 페이스북에서 표현한 대로 '쪽 팔리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tk@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