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전경./경기도교육청 |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수백억 원대 학교용지 9만㎡를 최장 20년 넘게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재정난을 호소하면서도 정작 수요예측 등을 잘못해 막대한 재산을 묵히고 있는 것이다.
13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도교육청은 학교용지 5만 347㎡를 매입한 뒤 주차장 등으로 무상 임대하거나 놀리고 있다.
용지 매입 가격만 모두 274억 8100만 원에 달한다.
현재는 최소 2~3배 이상의 가치가 있는 공유재산을 마땅한 활용방안도 찾지 못한 채 묵히고 있는 셈이다.
도교육청은 지난 2004년 12월 138억 2000만 원을 들여 수원시 권선동 123-1번지 1만 517㎡를 (가칭)권선2중학교 부지로 사들였다.
하지만 인근에 세류중과 매탄중이 잇달아 개교하면서 중학교 설립계획을 취소했다.
도교육청은 2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마땅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이곳을 공공기관 임시주차장으로 무상 대부하는 등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교육적인 목적에 부합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가칭)하대원중학교 부지였던 중원구 하대원동 301번지 일원 1만 2793㎡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교육청은 2005년 11월 47억 7900만 원을 투입, 이곳을 사들였다가 불과 2년 4개월여 뒤 직선거리 약 2.6㎞에 수진중이 개교하면서 모든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후 농업교육용 텃밭으로 제공하다 이제야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구도심 재개발에 따른 임대주택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6억 7000만 원짜리 (가칭)안양관악중학교 터도 생태 체험장 등 애초 목적과 다르게 쓰이고 있다. 도교육청은 2005년 7월 동안구 관양동 355-1 일원 1만 2973㎡를 매입했으나 이 일대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설립계획을 취소했다.
(가칭)동두천송라중학교를 지으려던 동두천시 송내동 696번지 일대 1만 3064㎡ 역시 매입한지 16년 넘도록 놀리고 있다. 2008년 12월 이곳을 사들인다며 도교육청이 들인 돈만 52억 1200만 원이다.
도교육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6145세대 규모의 송내택지지구를 개발하면서 학교용지로 지정했으나 사업이 축소돼 부득이 학교설립계획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동두천시에 파크골프장으로 무상 사용허가를 내준 상태다.
도교육청은 ‘도시계획시설 해제를 신청했지만, 아직 행정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오는 8월 파크골프장 계약이 끝나면 활용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자영 도의원(용인4, 더불어민주당)은 "예산이 부족하다 하소연하면서도 수백억 원대 학교용지를 장기간 버려두는 것은 도민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며 "엉터리 수요예측이 불러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올해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재정난 등을 이유로 각종 기금 적립금에서 1조 원이 넘는 돈을 끌어다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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