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도박·약물·디지털미디어…유관기관 합동 실태조사와 보호 환경 조성 노력
당진시가 청소년 음주·도박·약물·디지털미디어 등 4대 중독 연구포럼을 개최했다. /당진시 |
[더팩트ㅣ당진=천기영 기자] 충남 당진시가 당진교육지원청과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함께 청소년 음주·도박·약물·디지털미디어 등 4대 중독에 대한 실태조사와 보호 환경 조성 등 대책 마련에 절치부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디지털미디어 발달로 누구나 시간·공간의 제약 없이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특히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으로 불리는 청소년은 디지털미디어의 가장 적극적인 생산자이며 소비자가 됐다.
디지털미디어 확산으로 성인 중심이었던 마약, 사이버도박 등이 최근 청소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4대 중독 위기 실태조사 실시
당진시청소년재단과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우선 정책 수요자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청소년 보호 환경 조성과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4대 중독 위기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지난해 7월 당진교육지원청과 당진경찰서 등 유관기관 협조를 받아 청소년재단 직원이 직접 방문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당진시 거주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 2264명의 설문을 회수해 이 중 1992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전체 1992명 중 남자는 55.9%인 1113명, 여자는 44.1%인 878명, 무응답 1명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위기 청소년 비율은 11.1%로 10명 중 1명이 위기 청소년으로 나타났다.
위기 청소년은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또 위기 청소년이 우리 사회가 더 무질서하다고 응답했고 대인관계,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 전문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 모두 일반 청소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전체 비율은 낮지만 성인보다 높은 비율의 고위험 음주군
1992명 중 24.9%인 496명의 청소년이 생애 음주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반 청소년의 23.1%인 404명, 위기 청소년의 41.4%인 92명이 음주 경험이 있다고 조사됐으며 이중 첫 음주 시기는 중학교 1~3학년이 40.7%인 202명로 나타났다.
최근 30일간 음주자는 전체의 4.8%인 96명에 달했고 현재 음주자 중 1회 평균 음주량은 남자 5잔 이상, 여자 3잔 이상의 고위험 음주군은 41.4%인 41명로 조사됐다.
이는 성인 남자 고위험 음주율 27.1%(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보다 높은 비율이다.
◇도박, 디지털미디어와 주변 사람의 영향 커
1992명 중 1.5%인 30명의 청소년이 도박 중독증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 중 17명이 위기 청소년, 23명이 남자로 도박 중독 문제 가능성이 높았고 초등학생의 부적응 비율이 15명으로 매우 높았다.
도박을 한 이유는 ‘재미, 짜릿함을 위해’가 31.1%인 65명으로 가장 많았고 도박을 처음 알게 된 경로는 ‘TV프로그램을 보고’가 28%인 193명, ‘주변 사람들이 하는 것을 보고’가 22%인 152명, ‘친구나 선후배의 소개’가 12%인 83명으로 나타나 디지털미디어 매체와 주변 사람의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약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어
1992명 중 최근 1개월간 약물류 사용 유무는 1번이 0.9%인 17명, 2~3번이 0.2%인 4명, 주 1~2회가 0.1%인 1명이었고 약물 남용 및 의존성 문제는 0.6%인 11명이 경험하고 있었다.
이 중 ‘약물을 조절해서 사용하려 하지만 잘 안된다’가 7명으로 조사됐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된 마약성 식욕억제제인 나비약(디에타민정)과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패치는 각각 0.2%인 4명, 3.3%인 65명으로 나타났다.
유통경로는 대부분 ‘병원에서 처방받아서’가 78.9%인 75명으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한 약물임에도 많은 수의 청소년이 노출돼 있었다.
◇매우 높은 잠재적 주의군을 보인 디지털미디어
1992명 중 인터넷 6.3%인 124명, 스마트폰 6.5%인 129명이 이용 습관 문제를 경험하고 있었다.
특히 위기 청소년의 28.4~30.6%가 주의·위험군으로 드러났고 잠재적인 문제 수준을 보인 잠재적 주의군이 일반 청소년 30.7~32.6%, 위기 청소년 51.8~52.3%로 드러나 언제든 이용 습관 문제가 두드러지게 증가할 수 있음이 조사됐다.
디지털미디어 이용 습관 문제 수준과 성별, 학교 성적, 가정형편, 한 달 소비량은 관련이 있었다.
두드러진 점은 디지털미디어 문제 수준이 높아질수록 생애 음주 경험, 도박 문제 수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증가해 디지털미디어와 타 중독이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청소년이 살기 좋은 당진 조성 등 대책 마련
실태조사 결과는 전체적인 중독 문제 심각도는 높지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
또 청소년이 처한 위기 상황과 4대 중독이 밀접한 관련이 있어 위기 청소년 지원과 연계해 유관기관이 개입할 필요성이 드러났다.
특히 디지털미디어 이용 문제가 다른 중독 문제와 관련이 있음이 밝혀져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예방·보호·개입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디지털미디어는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경험과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하지만 양날의 검과 같이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중독과 같은 큰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시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만큼 지금 더 이상 디지털미디어와 그에 따른 문제는 개인이 아닌 사회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며 "이 같은 인식에서 비롯된 변화로 당진시 청소년들이 디지털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청소년으로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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