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비리 사건 경찰 수사 두고 '뒷말' 무성…"먼지털이식 수사로 피해"
입력: 2024.12.26 17:34 / 수정: 2024.12.26 17:34

경찰, 피의자에 3년간 수십 번 자료 요구·8번 소환조사
사문서 위조까지…연루 의심 고위 공직자는 조사 안 해


경찰이 3년 동안 수사를 진행했지만 주요 쟁점이었던 사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검찰 송치도 이뤄지지 않아 무리한 수사가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픽사베이
경찰이 3년 동안 수사를 진행했지만 주요 쟁점이었던 사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검찰 송치도 이뤄지지 않아 무리한 수사가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픽사베이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지역 조직폭력배의 제보로 시작된 경찰의 수사가 3년 동안 진행됐지만 당초 의혹이 제기됐던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검찰 송치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무리한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19년 광주·전남 지역에서 태양광 시설 공사를 했던 A 씨와 시행 업무를 담당한 C 씨에 대한 경찰 수사(<더팩트> 8월 7일 보도, [단독] 경찰, 금융정보동의서 위조해 자료 확보...사문서 위조 혐의로 피소)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해당 사건의 발단은 조직폭력배로 알려진 B(49) 씨가 A 씨에게 땅을 소개해주고 받은 사례금이 적은 것에 불만을 품고 지인에게 한 이야기가 한 언론인을 통해 경찰에 첩보되면서 시작됐다.

B 씨는 "순창의 공인중개사가 친군데 내가 2억을 받고 중개업자가 5000만 원 정도 받은 것 같다. (액수가 적은 것에 대해) 이 친구도 약이 올라서 같이 모임을 하는 기자에게 이야기를 했다. 이후 전남청에서 전화가 왔다"며 "이 사건에 대한 관련 자료는 없다. A 씨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에 들어간 첩보는 A 씨가 태양광 사업을 위해 화순 지역 공무원과 정치인에게 상당액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이 첩보 내용을 토대로 A 씨를 용의선상에 놓고 수사에 들어갔다.

수사가 시작된 뒤 경찰은 3년 동안 A 씨에게 수십 차례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8번의 소환조사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경찰이 진술조서를 받는 내내 다수의 공무원과 정치인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명단을 공개하란 말만 되풀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찰은 A 씨 배우자의 동의도 없이 직원으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금융정보동의서를 위조해 금융거래 내역을 들여다보는 등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A 씨의 사업 시행 업무를 담당한 C 씨는 "관련 제보를 알고 있었지만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찾아왔다"면서 "경찰이 협조를 해주면 사건이 된다, 나한테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해서 사업 현장도 가보고 돈을 누구에게 전달한 것도 전부 다 이야기했는데 나중에 나를 피의자로 조사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경찰은 해당 사건에 연루된 주요 인물로 의심받던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았고, 다수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던 업체 관계자는 무혐의로 종결됐다.

A 씨는 현재 해당 사건과 관련 없는 혐의(업무상 배임)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A 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경찰의 수사가 처음부터 프레임을 짜놓고 거기에 맞추는 형식이었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3년 동안 주요 관련자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나는 먼지털이식 수사를 통해 다른 혐의로 검찰에 넘겨져 결국 기소됐다"면서 "나에게 가혹한 수사가 이뤄진 배경에는 (경찰이) 승진 점수 가산점 외에 딱히 설명할 게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해당 수사팀이 압박하면서 진술을 강요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진술조서를 작성할 때 변호인이 참여했고 피의자 신문조서에도 시간대별로 기록이 남아있는데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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