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12시 5분쯤 부산 북구에 있는 덕천지구대 앞에 1000원 권 30장, 아동용 패딩, 김치, 저금통, 편지가 든 기부 상자. /부산북부경찰서.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돼지 저금통은 삼남매가 용돈 받아서 모았습니다. 이쁜 삼남매 저금통 받아주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24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분쯤 부산 북구에 있는 덕천지구대 앞에 종이상자가 놓여 있었다. 상자에는 1000원 권 30장, 아동용 패딩, 김치, 저금통, 편지가 담겨 있었다.

편지는 세 아이의 아빠가 적었다. 그는 "저희는 수급자 가정이고 폐지를 팔아 돈을 마련했다"며 "막내의 생일을 맞이해 아들에게 뜻깊은 하루를 만들어 주고 싶어 기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노력한 만큼 결실이 나오지 않아 많이 기부를 못했다"며 "약소하지만 받아달라"고 덧붙였다.

또 "김장 김치 맛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맛있게 드세요"라며 "패딩은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길 바라고 돼지 저금통은 삼남매가 용돈 받아서 모았다"고 했다.

CCTV에는 오전 10시 10분쯤 한 사람이 경찰서 앞에 상자를 두고 가는 모습이 찍혔다. 조사 결과 이들 가족은 이번 기부 외에도 지난 어린이날을 포함해 총 8차례나 기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구대는 이날 기부물품을 덕천2동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hcmedi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