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제재건 제안을 위한 긴급 브리핑을 하고있다./경기도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2·3 비상계엄 사태로 민생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민생회복지원금을 서둘러 지급하고 기준금리를 0.5% 이상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19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제재건 제안을 위한 긴급 회견을 열고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불법 계엄으로 우리 경제를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트렸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민생회복지원금을 즉시 추진하자고 정치권에 제안했다. 다만 김 지사의 구상은 '보편'이 아닌 '차등' 지급이었다.

김 지사는 "소득에 따라 취약한 계층에 민생회복지원금을 더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내수 진작과 경기 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본소득, 보편 지급을 우선 시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장과는 다른 기조다.

김 지사는 "정부 추계에 따르면 내년 GDP(국내총생산) 대비 통합재정수지비율은 -0.8%"라며 "(민생회복지원금 등을 위한) 30조 원 규모의 슈퍼 추경을 해도 재정적자 비율은 -2% 미만에 머물러 유럽연합(EU) 등의 재정 건전성 기준인 3%에 여전히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기준금리 '빅컷'도 촉구했다.

빅컷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이상 대폭 인하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빅컷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은 이것저것 재고 따질 때가 아니다"며 "선제적인 빅컷으로 우리 경제를 살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금리 변동 가능성, 환율과 가계 부채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나 현 시국에서는 특단의 비상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지사는 '금융중개지원대출' 10조 원 증액도 제안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한국은행이 중소기업의 자금난 완화를 위해 시중은행에 저리로 융자해 주는 정책 금융이다.

그는 "계엄과 탄핵으로 더욱 피폐해진 중소기업, 영세 자영업자와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확대해야 한다"며 "현행 30조 원인 한도를 코로나19 때의 40조 원 수준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통화 정책은 확대 재정 선행 없이는 효과가 없다"며 "재정 정책과 금융 정책의 ‘폴리시 믹스(Policy Mix·정책조합)’가 이뤄져야 효과가 날 수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 탄핵은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 경제와 민생은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하루빨리 경제정책, 특히 재정정책을 탄핵해야 한다. 이것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경제부총리 시절 경제 위기 극복 과정을 들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진단하기도 했다.

지금은 △신속(Rapid)하게 △필요 이상으로 충분(Enough)하게 △시장의 기대를 깨는 정도로 과감(Decisive)하게 재정·금융 정책의 틀을 바꿔야 할 때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김 지사는 "모든 면에서 완전한 대반전을 이뤄야 할 때"라며 "이제 우리에게 돌아갈 과거는 없다"고 절박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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