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총회서 추천한 후보자 아닌 다른 후보자를 이장 선출
주민들 시장 면담 요청, 무단 점거…"이장 다시 뽑아야"
익산시 팔봉동 상왕마을 주민들 10여 명이 10일 오전 시장실을 찾아가 시장 면담을 요청한 가운데 비서실장 및 시 관계자가 나서 주민 설득에 나서고 있다/홍문수 기자 |
[더팩트 | 익산=홍문수 기자] 마을 이장 선거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시장 면담을 요청하며 시장실을 무단 점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북 익산시 팔봉동 상왕마을 주민 10여 명은 10일 오전 10시 예고 없이 익산시장실을 찾아가 고성과 욕설을 퍼부으며 시장 면담을 요청했다. 주민들은 시장실을 잠시간 점거했다가 소회의실로 이동해 비서실장 및 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눴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최근 자연마을 주민들은 이장 선거에서 총회를 통해 현 이장 A씨를 다수의 찬성으로 추천했다.
그런데 현 이장을 배제하고자 사전 각본을 짜고 면접위원을 편파적으로 구성해 다른 후보자 B씨를 이장으로 선출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주민 다수가 추천한 이장을 탈락시키고 면접을 통해 다른 후보자를 새로운 이장으로 선출한 것은 주민 간 갈등 초래를 유도하거나 방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장 선출 과정에서 면접위원회가 당연직 위원장인 팔봉동장을 포함해 총 6명으로 구성됐는데, 후보자 B씨와 모임을 같이 하고 있는 특정 단체 소속 3명을 면접위원에 포함시킨 것은 A씨를 탈락시키고 B씨를 선출하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많은 시골 지역에서 자연마을 이장은 주민투표로 선출한다"며 "마을 구성원들의 갈등을 봉합하고 단합과 통합을 위해서라도 주민투표로 이장을 다시 선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자연마을의 이장을 선출하는 데 주민화합을 무시하고 행정 절차를 앞세워 진행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어 조례개정이 시급해 보인다"며 "법적으로 이상이 있을 경우 바로 잡는 것은 물론이지만, 그 전에 주민들과 대화로 풀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익산시 통·리장 임명에 관한 규칙 제3조 4항에는 자연마을 주민총회 등에서 통·리장 후보자를 추천 할 경우에는 읍·면·동장이 통·리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4조 1항에는 통·리장 후보자가 2명 이상인 경우 면접기준표에 따라 심사하고 최고 점수를 얻은 자를 통·리장으로 임명한다고 돼 있다.
익산 팔봉동 상왕마을은 화장시설인 정수원을 비롯해 군경묘지, 자연장, 봉안당, 공원묘지 등 장묘시설이 위치해 있어 화장장 운영과 관련된 주민들 간 잡음이 끊이지 않는 대표적인 마을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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