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장·군수 비상계엄령 대응 미묘한 ‘온도차’
입력: 2024.12.04 15:32 / 수정: 2024.12.04 15:32

국민의힘 소속 여론·사태 확산 주시
민주당 "위헌·탄핵" 강도 높은 비판


이재준 수원시장./수원시
이재준 수원시장./수원시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를 지켜본 경기지역 시장·군수들의 대응이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며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인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공개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4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소속인 이재준 수원시장은 이날 오전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중대한 위헌 행위"라며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 시장은 "반 헌법적 계엄령 선포는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원칙을 위배하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면서 "수원시는 시민 여러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모든 공공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정명근 화성시장도 자신의 SNS에 "역사는 오늘을 민주주의가 퇴보한 날로 기록할 것"이라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 여러분의 안전과 일상이다. 현재 시청에서 간부 공직자들과 비상근무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김경일 파주시장과 조용익 부천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임병택 시흥시장, 김보라 안성시장 등 대부분의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 역시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의 안전과 공공질서를 유지해야 할 대통령이 그 책무를 내팽개쳤다"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4일 시청에서 간부회의를 열고 있다./용인시
이상일 용인시장이 4일 시청에서 간부회의를 열고 있다./용인시

반면,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의 반응은 이들과 사뭇 달랐다. '비상계엄'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하거나 아예 입장을 내지 않는 시장·군수들도 있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시청 내부 행정망을 통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일련의 사태'로 표현하며 공직 기강 확립을 당부했다. 이 시장은 "일련의 사태로 우려가 많았으리라 생각된다"며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해 달라"고 말했다.

같은 당인 이동환 고양시장은 계엄령이 선포되자 곧이어 4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 소집해 "시민들의 일상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 시장은 "시민들의 혼란이 없도록 더욱 엄중히 민생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상일 용인시장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담화 직후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간부회의를 열어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돕자"고 당부했다.

이 시장은 "(지난달 26~28일) 폭설로 용인에 많은 피해가 발생한 상황인 만큼, 공직자들이 차분하게 민생을 챙기고 필요한 일들을 하자"고 말했다.

김경희 이천시장과 이충우 여주시장 등 일부는 아무런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내년도 예산안 삭감 등을 이유로 전날(3일) 오후 11시를 기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국회 요구로 6시간여 만에 해제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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