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성 발언과 과도한 업무보고 지시로 16명 중 올해 8명 중도퇴직
전북도립미술관 전경. /이경선 기자 |
[더팩트 | 전주=이경선 기자] 갑질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전북도립미술관에서 A 관장의 갑질성 발언이 공개됐다.
특히, 지난 2022년 A 관장 부임 이후 직원들의 중도 퇴직이 잇따르는 가운데, 관장의 갑질성 발언과 비상식적 업무 지시와위압적인 행동이 퇴사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일 <더팩트> 취재에 따르면, 제보자들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A 관장이 지난해 진행된 한 회의 자리에서 모 국장과 학예사 간의 갈등을 언급하며 "나는 그 사람한테 무조건 일을 시켜서 조지는데, 우리 국장님은 인품이 넓으시네. 나는 그게 절대로 안 돼"라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예사들은 A 관장이 반복적으로 '조진다'고 발언했으며, 과도한 업무 지시와 잦은 보고 요구로 인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제보자들은 "매일 오전 업무 추진 상황 보고, 퇴근 시 30분 단위로 작성하는 업무일지, 그리고 매주 월요일 주간 업무 보고까지 요구받으며 정작 주요 업무는 뒷전으로 밀렸다"고 입을 모았다.
이 문제는 지난 11월 13일 열린 전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적됐다.
당시 박용근 의원은 "전북도립미술관장이 1일 업무일지 작성을 강요했을 뿐 아니라, 학예사 인턴들에게까지 이를 요구했다"며 이를 전형적인 갑질 행위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퇴사를 종용하는 발언에 대한 제보도 나왔다.
한 제보자는 관장이 특정 학예사에게 "힘들면 퇴사하세요. 전주에 돈도 적게 주고 일도 적은 사립미술관들 많아요"라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발언은 직원들에게 큰 모멸감을 주었으며, 퇴사 결정을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연차 사유나 정시 퇴근을 이유로 '책임의식이 없다'며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는 일이 빈번했다"며, "(한 번은) 관장이 벽을 손으로 치며 언성을 높이는 모습을 보고 공포감을 느꼈다. 이 내용은 직원들 간의 대화 녹취록에 담겨 있다.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까 늘 긴장 속에서 근무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A 관장의 갑질성 발언과 과도한 업무지시를 이유로 2024년 중도퇴직한 직원 수는 공무직 1명, 학예연구사 2명, 인턴 4명, 기간제 1명 등 모두 8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예연구팀(11명)과 교육문화팀(5명) 소속 직원 16명 중 절반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도립미술관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녹취록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거나 벽을 치는 폭력적인 행위도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퇴사 종용 발언에 대해서는 "도 감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인턴이 제출한 사실확인서를 통해 확인된 내용"이라며, "해당 발언은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학예사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업무일지와 관련해서는 "업무 과정에서 잦은 실수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했던 것이며, 현재는 더 이상 작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A 관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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