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재명표’ 기본주택 지우기 수십억 혈세 낭비 논란
입력: 2024.11.29 15:26 / 수정: 2024.11.29 15:26
유영일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부위원장(국민의힘, 안양5)./경기도의회
유영일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부위원장(국민의힘, 안양5)./경기도의회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경기도가 김동연 도지사 취임 이후 기본주택 건립 구상을 백지화하는 과정에서 수십억 원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본주택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도지사일 당시 추진했던 대표적인 서민 주거정책이다.

29일 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이 대표가 도지사에 취임한 직후인 지난 2020년 7월 기본주택 정책을 발표했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 누구에게나 소득, 재산, 나이 제한 없이 입주 자격을 주는 공공임대주택이다.

도는 역세권 등 거주 환경이 우수한 지역에 10년간 최대 150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하고, 수원 광교A17블록(4만 248㎡·옛 법원·검찰청 부지)을 시범 지구로 지정했다.

또 광교신도시 내에 견본주택을 만들어 공개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GH가 기본주택 홍보에 쏟아 부은 돈만 43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도와 GH는 김동연 도지사가 취임한 뒤 공들여 온 기본주택 정책을 전면 폐기했다.

3년여 만인 지난해 9월 같은 부지에 ‘지분적립형 경기도형 공공분양주택'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그간 투입했던 행정력과 기본주택 홍보비 등도 모두 물거품 됐다.

지분적립형은 분양가격의 10∼25%를 지분으로 취득해 입주한 뒤 20∼30년에 걸쳐 지분을 단계별로 확대, 주택을 소유하는 방식이다.

도와 GH는 광교 A17 블록에 건설 가능한 600세대 가운데 240세대를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으로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총 사업비는 4451억 원이다.

도는 타당성 검토 등을 서둘러 내년 미리 분양한다는 계획을 수립했고, GH는 52억 원을 들여 집중적으로 홍보 중이다.

지난 8월에는 ‘A17블록 공공주택사업 신규투자사업 추진동의안’을 도의회에 냈다.

하지만 도의회가 주택담보대출 불가 등을 이유로 한 달여 뒤 동의안을 보류하면서 계획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도의회는 다음 달 동의안을 다시 심의할 예정이나 부정적인 기류도 만만치 않다.

유영일 도의원은 "도가 제도적 근거 없이 기본주택을 추진하겠다면서 집행했던 막대한 홍보비는 결국 매몰비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도와 GH는 다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내 집 마련을 위한 주거사다리’로 포장, 기정사실화하고 대대적인 홍보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동연 도지사는 전날(28일) 열린 도의회 본회의에서 유 의원의 지적에 "의회와의 소통이 부족하고 추진절차가 미흡했다"며 "홍보비가 과도하게 사용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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