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전경/대구=김채은 기자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이성 교제 때문에 딸이 비행을 일삼는다고 여기고 10대인 딸의 남자 친구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 이종길)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38·여) 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9월 9일 밤 10시 34분쯤 대구 수성구의 노상에서 딸(16·여)과 남자친구 B(14) 군을 발견하고 흉기를 숨기고 접근해 B 군의 복부와 어깨를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그녀는 자기 딸이 B 군과 교제를 시작한 뒤부터 비행을 일삼고, 자해까지 하자 7월 하순쯤 딸을 데리고 제주도로 이사를 갔다. 그러나 딸은 제주도로 간 뒤에도 자해와 비행을 멈추지 않았다. 또 딸이 대구로 찾아가서 B 군과 만남을 이어가자 B 군에 대한 원망이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 A 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범행 후 자해를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재판에서 A 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지만 미성년자인 B 군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점, 향후 B 군이 당뇨 및 소화기능 합병증을 앓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종합했다"며 징역 7년을 구형했다.

A 씨의 변호인은 "지독한 모성애로 범행을 저지른 점, B 군과 합의해 용서를 받은 점, 현재 보호가 필요한 4명의 어린 자녀가 있는 점을 고려해 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B 군의 췌장이 손상되는 등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술에 취해 이성을 잃은 상태였던 점, 합의금 5000만 원과 치료비 4000만 원을 지급하고 후유장애 치료에 필요한 모든 비용의 지원을 약속한 점, 남편과 이혼 후 홀로 미성년 자녀 4명을 보살펴야 하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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