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시아 문학상에 팔레스타인 작가 아다니아 쉬블리 ‘사소한 일’ 선정
입력: 2024.09.30 09:56 / 수정: 2024.09.30 09:56

알카탄 재단 ‘팔레스타인 젊은 작가상 2회 수상…’팔레스타인 참상 강렬하게 환기

2024 제5회 아시아문학상 수상 작가 아다니아 쉬블리(팔레스타인)./ACC
2024 제5회 아시아문학상 수상 작가 아다니아 쉬블리(팔레스타인)./ACC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2024 제5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인 아시아문학상 수상작으로 팔레스타인 작가 아다니아 쉬블리의 ‘사소한 일’이 선정됐다.

3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 따르면, ‘사소한 일’은 현재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을 강렬하게 환기하는 작품이다.

소설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2부로 구성된 서사에서 3인칭으로 제시되는 이스라엘 점령군 장교의 1949년 이야기와 1인칭 지식인 여성의 시각으로 전개되는 반세기 후의 이야기는 어떤 결론에도 도달하지 않는 구성을 취하고 있어 참상의 본질이 더욱 묵직하게 대가선다.

때문에 이 작품에는 어떤 위안도, 희망도 없다. 소설은 독자에게 오직 팔레스타인이라는 곳의 야만적 현실이 어떻게 생성되었고 오늘날의 그 참혹한 삶이 어떠한가를 한번 생각해 보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짐짓 뒷짐을 지고 1949년에 이스라엘 병사들의 손에 무참하게 유린된 한 소녀의 흔적을 밑도 끝도 없이 찾아 나서다가 총을 맞는 한 여성의 최후를 암시하고 있을 뿐이다.

극도로 건조한 어조의 1부에 이어 온갖 상념이 끓어 넘치는 2부까지 읽으면 우리는 두 학살의 진실 찾기와 단죄가 왜 위안이나 위로로 대체될 수 없는가를 실감하게 된다. 광주에, 제주도에, 아니 한반도 전역에 켜켜이 쌓인 식민지폭력의 역사적 흔적을 증언해야만 하는 한국의 작가, 독자들이 ‘사소한 일’에서 뜨거운 연대의식을 실감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수상작가 아다니아 쉬블리 소설가는 1974년 팔레스타인 갈릴리에서 출생했고, 영국 이스트런던대학교에서 미디어문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논문 주제는 ‘대 테러전에서 시각 매체의 역할’이다.

작가는 이후 영국과 팔레스타인, 독일 등지 대학에서 비평 이론과 문화론을 강의했다. 2002년 첫 장편소설 ‘접촉(Touch)’ 을 베이루트에서 출간했고, 2004년 두 번 째 장편 ‘우리 모두 공평하게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We Are All Equally Far From Love)’를 출간했다.

또한 희곡 ‘실수’ 가 런던의 트리스탄 베이츠 극장에서 상연되었다. 작가의 작품은 영어를 포함하여 많은 언어로 번역 소개되었으며 알카탄 재단이 주관하는 ‘팔레스타인 젊은 작가상’을 두 번 수상했다.

2005년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회 초청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이래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한국 작가들과도 활발하게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어로는 단편소설과 산문이 여러 편 번역 소개된 바 있지만, 장편소설로는 ‘사소한 일(Minor Detail)’ 이 처음이다.

한편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아시아문학상은 아시아의 작가들이 남을 흉내 내지 않고도, 자신의 언어로 소통의 국경을 넘는 모범을 만들고 아시아 문학의 미학적 지평을 높이는데 기여한 작품을 기념하기 위해서 제정됐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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