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결혼·성매매 강요당한 여성들…경찰 '촉'으로 일당 4명 검거
입력: 2024.08.29 11:33 / 수정: 2024.08.29 11:33

1년 7개월간 가스라이팅 범행으로 착취

대구중부경찰서 전경/대구=김채은 기자
대구중부경찰서 전경/대구=김채은 기자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경찰관의 유심한 관찰로 가스라이팅 성매매 피해를 겪고 있던 여성 2명이 지옥에서 벗어났다.

대구중부경찰서는 29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20대·여) 씨와 남편 B(20대) 씨, A 씨의 내연남 C(20대) 씨와 D(20대)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2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구 일대 아파트를 옮겨 다니며 E(20대·여) 씨와 F(20대·여) 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해 각각 7500만 원씩 총 1억 50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A 씨는 E 씨의 부모에게 "E 씨가 도박 빚을 져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치료비가 필요하다"고 연락해 9600여만 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이밖에 A 씨는 신혼부부 대출을 받기 위해 자신의 내연남들과 피해자들을 혼인시켜 대출금을 착복했다.

피해자들은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여성 지인 G 씨를 통해 A 씨를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이용해 숙식을 제공하겠다는 빌미로 함께 7명이 동거했다. 이후 A 씨 등은 E 씨와 F 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하며 성매매를 강요하고 위치 추적, 통화 녹음 등으로 감시해 왔다. G 씨는 피해자들과 비슷한 범행을 겪다 도망친 것으로 알려졌다.

E 씨 등은 일일 할당 금액 30만∼50만 원을 채우기 위해 하루 평균 3∼6회가량의 조건만남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성매매를 하지 않을 때는 빨래와 청소 등 집안일을 하며 노예 생활을 했다.

이들이 사는 아파트에 살고 있던 대구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관은 이들의 관계와 행적에 수상함을 느끼고 조사에 착수해 범행을 밝혀냈다.

A 씨를 제외한 다른 피의자들은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라이팅 범행에 엄중히 대응하고, 피해자 보호와 성매매 척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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