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람피워도 넌 바람피우지마"…동거녀 감금·살해 60대 '징역 30년 구형'
입력: 2024.08.21 17:19 / 수정: 2024.08.21 17:19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픽사베이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픽사베이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동거녀를 무자비하게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에 대해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60대)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아내와 이혼하지 않고 별거 상태로 지내다 지난 2006년부터 B(50대·여)씨와 사실혼 관계로 동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3월 25일 오후 2시쯤 B씨가 외도를 하고 자신 몰래 대출을 받은 사실을 알고 분개해 약 2시간 동안 청소기 봉과 빨래건조대, 프라이팬으로 무자비하게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으로 B씨는 갈비뼈 대부분이 골절되는 상해를 입었다.

같은 달 27일 A씨는 B씨가 도망갈 것을 우려하고 지인 C씨에게 B씨가 있는 방에 쇠창살 설치를 부탁했고, 29일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B씨를 방에 감금했다. B씨는 구토와 설사 증세를 보였지만 A씨는 B씨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지 않았고 결국 4월 1일 B씨는 숨졌다.

재판에서 A씨는 살인의 고의를 부인했다.

A씨는 "외출한 사이 B씨가 자해를 할까 우려돼 쇠창살을 설치했다"며 "B씨가 '약 바르면 된다'고 병원 가는 것을 거부했고 폭행 당한 이후에도 소소한 집안일을 해내서 상태가 위중한 줄 몰랐다"고 변명했다.

한편 A씨도 올해 1월부터 외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상대 여성은 B씨도 알고 지내는 지인이었으며, 두 사람의 외도 사실을 B씨는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B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할 당시 당시 두 사람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A씨의 무차별한 폭행으로 인해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망한 점을 고려해 달라"며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6월 B씨가 있던 방에 쇠창살 설치를 해서 감금을 도운 C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구형한 바 있다.

선고는 다음 달 27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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