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등 지자체들, 테슬라 전기차 한국공장 유치전 ‘산넘어 산’
  • 유홍철 기자
  • 입력: 2023.01.05 10:13 / 수정: 2023.01.05 15:15
지난해 윤 대통령 일론 머스크 화상 회담 이후 치열한 유치전
테슬라 오너리스크,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 등 당분간 '없던 일?'
미국 네바다주 스파크스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장 전경/ 네이버 이미지 캡쳐
미국 네바다주 스파크스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장 전경/ 네이버 이미지 캡쳐

[더팩트ㅣ광양=유홍철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11월 23일 윤석열 대통령과 화상면담에서 "한국을 (아시아 제2기가팩토리)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국내 각 지자체들이 테슬라 전기차 공장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유치 성사까지 '산넘어 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윤 대통령과 머스크 CEO와의 대화를 계기로 테슬라에 제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5일까지 유치의향서를 받은 결과, 전남지역에선 광양 세풍산단과 여수 율촌융복합물류단지, 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 등 3곳을 비롯 전국 17개 시·도 35개 도시가 유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시의 경우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가 위치할 뿐 아니라 광양항 인근에 세풍산단 45만평 부지가 있고 철강 생산업체인 포스코를 비롯한 전기자동차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 생산기지가 구축돼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충북의 경우 청주, 음성, 진천 등 5개 시·군을 후보지로 제출했으며 배터리 3사를 비롯해 270여개 이차전지 관련 기업이 몰려 있음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남 울산은 국내 최대의 자동차 관련 클러스터가 구축된 자동차산업도시 등을 강조했고 경북 포항은 포스코의 안정적인 철판 공급망, 밀집된 이차전지 기업을 장점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북은 신항만과 국제공항이 들어설 새만금을 최적지로 내놨고, 인천은 자동차 선적 전용부두가 있는 인천항이 가깝고 세금과 부담금 감면도 가능한 경제자유구역을 제안했다.

국내 각 지자체들이 테슬라 아시아 제2기가팩토리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엄청난 공장 규모와 파급 효과 때문이다. 테슬라 아시아 제2기가팩토리는 연간 150만~200만대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한해 160만대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비슷한 규모라는 것이다. 수많은 연관 부품회사가 생겨나게 되고 이에 따른 엄청난 지역경제 성장 효과와 더불어 대규모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수도권에서 떨어진 지자체들의 경우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대체불가 호재일 뿐 만 아니라 경제 도약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에 각 지자체들의 유치전이 치열한 이유가 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각 지자체 간의 유치경쟁이 현 시점에서 시기상조라는 점이다.

아시아 각국 간의 경쟁이라는 1차 관문이 있고 테슬라가 겪고 있는 내부 사정 등이 얽혀 아시아제2기가팩토리 사업 자체가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윤 대통령은 모스크 CEO와의 화상통화에서 아시아 지역에 테슬라 기가팩토리를 추가한다는 머스크 CEO의 계획을 듣고 "한국에 투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머스크 CEO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아시아 후보 국가들의 인력 및 기술 수준, 생산 환경 등 투자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국이 아시아제2기가팩토리 후보지로 선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을 제치고 머스크 CEO의 낙점을 받아야 하는 큰 관문이 도사리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다 테슬라 오너리스크, 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전기차 시장 판매 둔화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테슬라의 아시아 공장 설립 투자가 정상적으로 이뤄질지가 더 큰 의문을 낳고 있다.

테슬라는 당초 올해 상반기 중 입지를 정하고 2024년 상반기에는 완성형 전기차를 생산할 기지를 착공할 예정으로 사업비로 5조∼1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의 현 주소가 이같은 계획을 진행할 여력 있느냐는 의문에 봉착해 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트위트 경영에 올인한데 따른 오너리스크에 노출된데다 중국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해 지난해 말 테슬라 주가가 65.0%나 추락한 데 이어 새해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는 악재를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들어서도 상하이공장 생산을 축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시아제2기가팩토리 신축은 당분간 물건너 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테슬라 주가가 전기차 시장의 경쟁 격화와 세계적 수요 둔화로 향후 몇 달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는 등 테슬라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따라 아시아제2기가팩토리 유치전에 나선 국내 지자체들도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기’에 그칠 공산이 커진 상황이다.

광양시 한 관계자는 "테슬라 내부 상황이야 어찌 됐건 국내 진출이라는 상황에 대비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유치 신청이 전남도 등 광역지자체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굳건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테슬라의 동향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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