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주년 경찰의 날인 지난 21일 오후 정읍경찰서 소속 간부 A 씨가 업무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해 스크린골프를 치고 있다. /정읍=이경민 기자 |
정읍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 국민 안전과 생명 지키는 112종합상황실 업무 중 스크린골프장 行
[더팩트 | 정읍=이경민 기자] 전북 정읍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업무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해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들은 선진조국 창조의 역군으로서 새로운 결의를 다지기 위해 제정한 '경찰의 날'에 이 같은 잍탈 행위를 벌여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제76주년 경찰의 날인 지난 21일 오후, 정읍의 한 스크린골프장 앞. 점심 시간이 지나자 정읍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이 골프백을 둘러메고 나타났다. 이들은 사람들 눈을 피해 인적이 드문 신축 별관 스크린골프장으로 입장했다. 이날은 바로 건국·구국·호국 경찰로서 역경과 시련을 극복한 경찰사를 되새기고 선진조국 창조의 역군으로서 새로운 결의를 다지기 위해 제정한 '경찰의 날'.
경찰의 날은 법정기념일로 공휴일이 아니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환한 대낮에 능숙한 자세로 골프채를 휘둘렀으며, 방안에서는 환호성과 큰 웃음이 연신 터져나왔다. 이렇게 3시간 가량 골프를 즐긴 이들은 스크린골프장을 나와 한 식당으로 향했다.
<더팩트> 취재 결과 이들이 이날 골프를 즐긴 시간대는 다름 아닌 근무 시간. 더구나 이들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엄중한 112종합상황실 자리를 내팽개치고 스크린골프장으로 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을 자주 목격했다는 한 회원은 "저분들은 낮 시간대 자주 오시는 분들이다"면서 "설마 경찰인 줄 몰랐는데, 간 큰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들은 이날 오전 제76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하고 믿음직한 정읍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제76주년 경찰의 날인 지난 21일 오후, 정읍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이 업무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해 스크린골프 회동을 마친 뒤 간부 경찰의 골프백을 대신 옮기고 있다. /정읍=이경민 기자 |
이에 대해 정읍경찰서 한 관계자는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76주년 경찰의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국민이 경찰을 신뢰하고 있는 만큼 스스로 더욱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올해는 자치경찰제 원년이다. 경찰청 승격 30주년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경찰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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