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창업경진대회 대상팀 2억 '먹튀'로 시 행정 입방아
입력: 2021.05.18 13:50 / 수정: 2021.05.21 15:30
순천시가 야심차게 기획했던 아이디어창업경진대회 대상팀이 상금 1억과 사업화 지원비 1억원 등 2억원을 받았지만 팀은 해체됐고 회사는 순천을 떠나 버려 ‘먹튀 대회’라는 오명을 둘러쓰게 됐다. 사진은 푸트컬쳐랩 멤버들이 대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독자 제공
순천시가 야심차게 기획했던 아이디어창업경진대회 대상팀이 상금 1억과 사업화 지원비 1억원 등 2억원을 받았지만 팀은 해체됐고 회사는 순천을 떠나 버려 ‘먹튀 대회’라는 오명을 둘러쓰게 됐다. 사진은 푸트컬쳐랩 멤버들이 대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독자 제공

2019년 1회 대회에 분말형 김치양념 출품한 ‘푸드컬쳐랩’, 2억 챙기고 팀 해체로 사업화 물거품...시 '철저히 당했다'

[더팩트 순천=유홍철 기자] ‘아이디어 하나로 성공신화를 쓴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순천시가 야심차게 기획했던 아이디어창업경진대회가 ‘먹튀에 농락당한 대회’로 전락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상팀이 상금 1억과 사업화지원비 1억원 등 2억원을 받은 뒤 팀은 해체됐고 사업화는 물거품 됐으며 회사는 순천을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순천시가 지난 2019년도에 예산 8억 여원을 투입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던 제1회 아이디어 경진대회가 돈 만 노리는 팀에 대한 예방책 없이 일방적으로 당한 것이나 다름없어 순진한 시 행정이 도마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2회 대회를 코로나19 여파로 취소한 순천시는 올해 2회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나 이같은 먹튀 논란으로 인해 고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1회 아이디어창업경진대회 대상 팀은 김치 시즈닝(분말형 양념류)을 출품한 ‘푸드컬쳐랩’이 차지했다. 이 팀은 순천시 아이디어 경진대회 성격상 아이디어를 낸 안*양씨와 마케팅 담당 순천 출신 조*수, 셰프 여수 출신 차*리씨가 대회 참가 중에 팀빌딩 과정에서 한 팀을 형성했고 팀원간의 케미가 잘 맞아 대상까지 차지했다.

특히 뿌려서 김치 맛을 내는 분말형 ‘김치 시즈닝 믹스’ 제품을 선보이면서 순천 특산품인 고들빼기와 칠게 맛을 곁들인 양념 믹스 등의 여러 유형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본사도 순천으로 이전하는 등의 지역 맞춤형 아이디어를 내세워 우승상금 1억을 쟁취했다.

문제는 ‘푸트컬쳐랩’의 리더격인 안씨가 우승 상금 1억원을 받은 직후 잠적하면서 비롯됐다. 어리둥절한 팀원들은 가까스로 안씨와 연락이 됐고 안씨는 같은 팀원이었던 조씨와 차씨에게 각각 6백만원만 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안씨가 8천8백만원을 독차지 하겠다는 심산이었던 셈. 안씨 행보에 불신을 갖게 된 팀원 조씨와 차씨가 사업포기 의사를 시에 전달했다.

9개의 본선진출팀은 3일간 성향분석 및 전문가 강연을 통한 팀빌딩, 분야별 강연 및 디자인씽킹, 지역탐방을 통한 지역자원 연계 아이디어 발굴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팀별 발표와 심사를 거쳐 결정됐다. /독자 제공
9개의 본선진출팀은 3일간 성향분석 및 전문가 강연을 통한 팀빌딩, 분야별 강연 및 디자인씽킹, 지역탐방을 통한 지역자원 연계 아이디어 발굴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팀별 발표와 심사를 거쳐 결정됐다. /독자 제공

이같은 논란으로 6개월이란 세월이 흘렀고 자칫 우승상금을 돌려줘야 할 처지가 된 안씨는 순천시의 중재로 각각 1/3씩 배분한 것으로 결론났다.

안씨의 돌발행동으로 팀원간의 신뢰에 금이 갔고 팀은 와해 수순에 돌입했다.

여기서 경진대회 우승팀을 비롯 5위 팀까지 사업자금으로 각각 1억원씩을 지원키로 한 약속에 따른 순천시의 후속 행정도 서툴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안씨는 나머지 2명의 팀원을 배제한 채 단독으로 창업연당에 입주하면서 사업화에 나섰고 1억원을 지원받으면서 본사를 순천으로 이전하는 등 사업화에 나선 듯한 행보를 취했다. 순천시는 안씨의 단독 사업화를 인정해주는 등 안씨에 끌려다닌 행정을 보였으며 급기야 안씨에게 거주공간 및 창업을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안씨는 형식적으로 사업화에 착수했을 뿐 1억원을 소진한 채 순천 본사를 타지로 이전했고 사업화는 물거품이 됐다.

‘순천자원을 활용한 김치 시즈닝(양념) 제품개발’이라는 그럴싸한 안씨의 계산된 행보에 순천시 행정이 철저히 농락당한 셈이다.

이에대해 아이디어경진대회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3일간 진행된 본행사의 ‘팀빌딩’ 과정에서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한 팀을 형성하는 방식이어서 일단 입상을 하면 거액의 상금 배분과 사업화 과정에서 팀원간 불화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그럼에도 이를 예방할 방안이 없이 의욕만 앞섰던 순천시 행정이 순진했던 것 아니냐"고 부실한 순천시의 행정을 질타했다.

푸드컬쳐랩 안씨측은 "순천시의 세금인 1억 상금을 나눠 가지기 보다는 사업에 보탤 생각이었고 상금 3천만원 나눠 가지자며 사업화에 관심이 없었던 두 사람의 멤버들과 생각이 달랐던 것"이라고 말하고 "1차년도 사업화 자금 1억도 정당하게 사용했고 2차년도 사업 탈락은 순천시가 자체 심사기준에 미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의도적으로 먹튀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대해 차씨와 조씨는 "처음부터 상금을 달라고 했던 것도 아니고 1억원을 받았던 안씨측이 한 동안 받은 사실을 알려주지도 않았고 이에 항의를 하자 아이디어 주도권을 운운하며 600만원만을 주겠다고 하는 바람에 1/N을 주장했던 것이지 사업화에 관심이 없었다는 것은 안씨측의 명백한 거짓주장이다"고 반박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제1회 아이디어 창업경진대회의 경우 시로서도 경험이 없었던데다 용역수행회사 마져도 서투르게 일을 추진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고 사실상 부실운영을 인정하면서도 "올해 진행할 제2회 경진대회는 첫 대회에서의 시행착오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서 철저히 준비된 대회로 치를 계획이다"고 밝혔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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