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발전설비 우대가격·충분한 전환기간 등 보완책 촉구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제도 개편 과정에서 폐목재 재활용산업에 미칠 영향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가 나왔다. 발전사업자의 연료 선택 변화가 폐목재 고형연료 제조업체의 경영 악화를 넘어 폐목재 처리체계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목재재활용협회(회장 안성기)는 재생에너지 보급제도 개편과 관련해 폐목재 고형연료(Bio-SRF) 제조업계와 자원순환체계에 대한 영향 분석 및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9월 30일 대국민 공청회에서 기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경쟁입찰에 기반한 장기 고정가격계약 중심의 계약시장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협회는 재생에너지 보급의 효율성과 전력시장 안정성을 높이려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폐목재 고형연료의 특성을 반영한 전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가 제공해 온 경제적 유인의 변화다. 협회는 기존 제도에서 폐목재 고형연료 사용 발전설비에 적용된 REC 가중치 1.5 등의 지원이 연료 수요와 제조업체의 설비투자를 뒷받침해 왔다고 설명했다. 개편 이후 이러한 기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발전사의 구매량 축소나 공급단가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가 인용한 한국환경공단 폐자원에너지센터 자료에 따르면 Bio-SRF 제조시설은 2012년 44개소에서 2026년 126개소로 늘었다. 폐목재 자원화에 참여하는 허가·신고 재활용사업자도 같은 기간 278개소에서 599개소로 증가했다.
협회는 국내 폐목재 고형연료 시장을 연간 약 280만 톤 규모로 추산했다. 폐목재는 목질계 보드류 등의 원료로도 쓰이지만, 품질과 오염도에 따라 활용처가 달라 발전용 연료 수요가 줄어든 물량을 단기간에 다른 재활용 용도로 돌리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특히 건설·산업현장에서 폐목재가 계속 발생하는 만큼, 연료 수요 감소가 수거·처리 능력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제조업체의 가동 중단이나 폐업이 늘면 장기 적치와 방치, 불법투기·무단소각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이 경우 방치폐기물 처리와 환경복구 등에 공공재정이 투입될 수 있다며, 에너지정책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 폐기물 관리에 미칠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집·운반업체의 물동량 감소와 설비 유지보수 수요 축소, 지역 고용 위축 등 연관 산업에 대한 영향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대책으로는 폐목재 고형연료 사용 발전설비에 대한 정책적 우대가격 검토와 충분한 전환기간 확보를 제안했다. 발전사의 실제 연료 구매비용과 바이오 발전원의 특성을 가격 산정에 반영하고, 연료 제조업계가 제도 설계에 참여할 수 있는 의견수렴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종훈 협회 사무국장은 "재생에너지 보급제도의 개편 필요성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정책의 영향은 발전사업자의 손익계산서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발전소가 연료를 바꾸는 순간 그동안 폐목재를 수거하고 재활용해 온 중소기업과 지역 산업, 나아가 국가 폐기물 처리체계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정책 설계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향후 공개될 세부 개편안에 폐목재 고형연료 관련 보완책이 반영되도록 건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입장문에는 업계의 우려와 지원 요청이 담겼으며, 이에 대한 정부의 검토 결과나 입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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