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73세·130명의 인생이 노래한다...백세합창단, 9월 롯데콘서트홀 선다
  • 박순규 기자
  • 입력: 2026.07.27 07:00 / 수정: 2026.07.27 07:00
제4회 정기연주회 ‘Forever! Meistersingers!’ 개최
프라임필하모닉 협연·바리톤 고성현 찬조출연
평균 연령 73세, 130명의 시니어 단원으로 구성된 백세합창단이 오는 9월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사진은 백세합창단의 지난 공연 모습./더팩트 DB
평균 연령 73세, 130명의 시니어 단원으로 구성된 백세합창단이 오는 9월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사진은 백세합창단의 지난 공연 모습./더팩트 DB

[더팩트 | 박순규 기자] 평균 연령 73세, 130명의 시니어 단원으로 구성된 백세합창단이 오는 9월 14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Forever! Meistersingers!(명가수여! 영원하라!)’로, 한 시대를 살아온 시니어들이 자신들의 삶과 기억, 그리고 앞으로의 꿈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60인조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협연하고 세계적인 바리톤 고성현이 찬조 출연한다.

‘마이스터징어(Meistersinger)’는 중세 말부터 근세 초기 독일 도시에서 활동한 시민 음악가를 뜻한다. 장인과 상인 등 각자의 생업을 가진 평범한 시민들이 엄격한 규율과 훈련을 통해 시와 음악을 익히고 공동체를 향해 노래했다.

백세합창단은 이 같은 마이스터징어의 정신이 단원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 음악가는 아니지만 가정과 일터, 사회에서 오랜 세월을 살아온 단원들이 음악을 통해 경험과 신념, 기쁨과 상처를 표현한다는 것이다.

최동천 단장과 김상경 상임지휘자는 "이번 공연은 단원들이 살아온 시간의 무게와 기쁨을 담은 진실한 고백"이라며 "과거 마이스터징어들이 공동체를 향해 노래했듯 오늘의 시니어들이 다음 세대에 삶의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연의 첫 곡은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가운데 두 합창 부분을 연결한 ‘Silentium~Ehrt eure deutschen Meister’다. 평범한 시민들이 끊임없는 노력과 연마를 통해 예술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 이번 공연의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어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제1차 십자군의 롬바르디아인’ 중 합창곡 ‘O Signore, dal tetto natio’를 들려준다.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마음을 담은 곡으로, 오랜 세월 만남과 이별을 경험한 단원들의 기억과 향수를 표현한다.

김상경 상임지휘자는 "첫 곡이 삶과 예술을 하나로 만드는 장인정신과 인간의 존엄을 상징한다면 두 번째 곡은 긴 세월 속에 축적된 그리움과 기억, 삶의 깊이를 들려준다"고 설명했다.

공연 프로그램은 도전과 운명, 사랑과 우정 등 다양한 삶의 주제를 아우른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대표곡 ‘The Impossible Dream’을 비롯해 카를 오르프의 ‘O Fortuna’,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Sunrise, Sunset’, 스코틀랜드 민요 ‘Annie Laurie’를 선보인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무대도 마련된다. ‘내 맘의 강물’을 통해 흐르는 세월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총각 타령’과 ‘경복궁 타령’으로 우리 민족 특유의 흥과 에너지를 펼친다. 공연 후반부에는 오랜 벗과 공동체의 의미를 담은 ‘Amigos Para Siempre’도 연주한다.

협연을 맡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1997년 창단 이후 131회의 정기연주회를 포함해 2500여 차례 공연을 펼쳤다. 2025년과 2026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대표예술단체’로도 선정됐다. 130명의 대규모 합창과 60인조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져 롯데콘서트홀을 풍성한 음향으로 채울 예정이다.

바리톤 고성현은 한국 가곡 ‘청산에 살리라’와 외국곡 등 두 곡을 독창한다. 공연 마지막에는 백세합창단과 함께 앙코르곡을 부르며 전문 성악가와 시니어 합창단이 하나의 목소리로 어우러지는 무대를 연출한다.

백세합창단은 창단 이후 세 차례 정기연주회를 모두 롯데콘서트홀에서 대형 오케스트라와 함께 개최했다. 공연은 ArteTV를 통해 방영됐으며 한국합창제와 보훈음악회 등 다양한 무대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4월에는 일본 요코하마 시니어 국제가요제에 참가해 외국 단체 가운데 최고상인 ‘국제교류상’을 수상했다.

최동천 단장은 "이번 공연은 단순히 나이 든 사람들이 노래하는 무대가 아니다"며 "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예술로 증언하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백세합창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130명의 목소리에 담긴 130개의 삶을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의 노래이고, 누군가에게는 견뎌온 세월의 기록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음 세대에 건네는 응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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