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교조화된 한국 사상사를 해부한 <신채호에게 답하다> 출간
  • 이효균 기자
  • 입력: 2026.01.07 10:07 / 수정: 2026.01.07 10:07
‘병목 소용돌이’로 본 한반도 문명사
교조화로 치닫는 한국 정신사 비판

[더팩트ㅣ이효균 기자] 한국 민족주의 사학의 거목 신채호를 정면으로 비판적으로 재검토한 신간 <신채호에게 답하다 – 교조화로 치닫는 한국 정신사 비판(이태영 지음, 주류성출판사)>이 7일 출간됐다.

이 책은 유학·불교·천주교·자본주의·개신교·공산주의·민족주의 등 외래 사상들이 한반도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정착되고, 나아가 교조화 되었는지를 추적하며 한국 사상사의 독특한 흐름을 분석한다. 저자는 이를 ‘병목 소용돌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작은 반도에 거대 문명이 유입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과부하와 왜곡 현상이 교조주의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책의 중심에는 신채호가 있다. 저자는 신채호가 근대 한국 사학과 민족주의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인정하면서도, 그의 역사 이론과 고대사 인식이 민족주의 이념에 과도하게 투영되며 교조적·독단적으로 굳어졌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짚는다. 단군·부여·고구려 중심의 상고사 체계, 한사군 반도 외 존재설, 신라 중심 통일사관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 신채호 사학의 핵심 쟁점들이 이 책에서 다시 검토된다.

이 문제 의식은 신채호의 문명 비평문 <낭객의 신년 만필>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신채호가 한국인의 민족성을 ‘노예근성’이라 비판한 이 글을 대학 시절 처음 접한 이후, 30여 년간 곱씹어 온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며 현장을 경험한 저자는 학계 바깥에서 독학으로 사상사를 탐구해 왔으며, 그 자유로운 시선이 이 책의 특징이다.

<신채호에게 답하다>는 각 사상을 ‘유입→정착→교조화’라는 공통의 틀로 서술하며, 서로 다른 사상들이 놀라울 만큼 유사한 경로를 밟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우리는 왜 언제나 사상이 아니라 사상에 지배당해 왔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또한 한국인의 특성을 ‘장엄한 극성’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자기 성찰 없는 열정이 어떻게 역사적 굴절을 낳았는지를 분석한다.

저자는 이 책이 한국사의 그늘을 드러내지만, 그것은 비난이 아닌 애정 어린 비판이라고 강조한다. 자유로운 비판이 허용되는 사회야말로 건강한 사회이며, 이 책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성찰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이태영 지음 | 주류성출판사 | 488쪽 | 정가 25,000원


anypi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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