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우지수 기자] 도시의 삭막함을 벗어나 흙냄새와 자연의 소리를 담은 농사 콘텐츠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농부 유튜버들은 아름다운 풍경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소똥을 나르거나 말벌을 제거하고 묘목을 심는 등 현실적인 농촌의 하루를 그대로 전한다.
실제로 농촌 콘텐츠는 귀농과 귀촌을 꿈꾸는 세대의 관심을 끌며 실제 인구 이동과도 맞물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30대 이하 청년 귀농인의 비중은 13.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농부 유튜버들은 단순한 일상 공유를 넘어 농업을 새로운 콘텐츠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귀촌한 이들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다. 도시 시청자에게는 대리 만족과 여유를, 예비 귀농인에게는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강원도 홍천의 '산적TV 밥굽남'은 엔터테인먼트형 농촌 콘텐츠의 대표 주자다. 구독자 121만 명을 보유한 그는 '산적'이라는 콘셉트 아래 야외 장작불 요리를 선보인다. 트랙터를 불판으로 활용해 고기를 굽거나 가마솥에 통다리를 삶는 등 호쾌한 연출이 특징이다. 본업은 고추 농사를 짓는 농부로 실제 농촌 생활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성을 구축했다. 지난 2020년에는 홍천군 홍보대사와 강원도 대표 인플루언서로 위촉되며 지역 홍보에도 기여했다.

'농부아빠TV'는 귀농을 준비하거나 주말 농장을 운영하는 이들에게 실용적인 '농사 교과서'로 통한다. 구독자 8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추·마늘·수박 등 주요 작물의 재배법과 농사 도구 제작법을 다룬다. 직접 제작한 도구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인기를 끈다. 화려함보다는 농촌의 소박한 삶과 풍경을 진솔하게 담아내며 시청자에게 안정감을 주고,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하며 자급자족형 채널로 자리 잡았다.
'귀농의신'은 구독자 35만 명을 보유한 채널로 도시와 농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운영자 안영주 대표는 귀농의 현실적 측면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 '호두농사 13년, 만약 내가 0부터 다시 귀농한다면', '무인나무농장 짓고 후회되는 6가지 실수' 같은 영상은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동시에 보여준다. 낭만보다는 현실을 강조하며 귀농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전해 예비 귀농인에게 신뢰도 있는 가이드를 제공한다.
농촌 유튜브 콘텐츠는 단순한 전원생활 브이로그를 넘어 농업의 경제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제시한다. 도시민이 체험하지 못한 노동의 가치와 자립의 의미를 영상에 담아 세대 간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농사와 영상 제작이 결합하며 '농부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직업군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 밖에도 K-컬처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한 인플루언서 마켓 리서치(IMR) 자료에 따르면 △버라이어티 파머 Variety Farmer △숨비재제주농부 Jeju Farmer △태웅이네 △청도달콤한농장 등이 주목할 만한 농사 관련 유튜브 채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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