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수도권과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쏟아지면서 차량 운전자 1명이 숨지고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17일도 전국적으로 비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면서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기상청은 16일부터 17일 오전까지 충청권은 50~300㎜, 수도권은 50~100㎜, 남부는 10~50㎜, 강원·제주는 10~1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17일 오전 7시40분 기준 누적 강수량은 충남 서산이 419.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충남 홍성 386.8㎜, 태안 341㎜ 등이다. 경기 평택은 245.5㎜, 안성 211.5㎜, 전북 군산 166.5㎜, 세종 145.4㎜, 대전 126.6㎜, 서울 119.7㎜, 강원 원주 105.0㎜ 등이다.
서산의 경우 1시간 최다 강수량 및 일강수량 최고 극값 1위를 경신했다. 7월 기준으로는 100년에 1번 발생할 수 있는 확률에 해당하는 강수량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호우로 크고 작은 피해도 잇따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한 잠정 인명피해는 1명이다. 전날 오후 7시께 경기 오산시에서 10m 옹벽이 무너져 도로를 지나가던 차량 1대가 매몰됐다. 40대 운전자 A 씨가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옹벽 붕괴 1건, 도로 토사 유실 2건 등 공공시설 피해도 나타났다. 충남 보령·서산·당진·부여·서천 등 5개 시군에서는 총 79세대 116명이 긴급 대피했고, 이 중 112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에서는 안양천 2곳, 중랑천 1곳, 탄천 1곳의 지하주차장이 폐쇄됐으며, 침수 우려가 있는 29곳 하천도 전면 통제된 상태다. 현재까지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배수지원 23건, 시설물 안전조치 13건 등 총 36건의 사고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도 중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20~80㎜ 내외의 강한 비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50~120㎜(많은 곳 경기남부 180㎜ 이상), 서해5도 5~40㎜, 강원내륙·산지 50~100㎜(많은 곳 강원중남부내륙 150㎜ 이상), 강원동해안 5~40㎜, 대전·세종·충남·충북 50~150㎜(많은 곳 대전·세종·충남 180㎜ 이상), 전북 30~100㎜(많은 곳 전북서부 150㎜ 이상), 광주·전남 20~80㎜(많은 곳 전남북부서해안 100㎜ 이상), 부산·울산·경남·경북북부내륙 30~80㎜(많은 곳 지리산부근 100㎜ 이상), 대구·경북(경북북부내륙 제외) 10~60㎜, 울릉도·독도 5~20㎜, 제주도산지·중산간 30~80㎜(많은 곳 산지 100㎜ 이상), 제주도북부 5~30㎜ 등이다.
호우경보는 경기 오산·평택·용인·안성·화성, 충남(금산 제외), 충북 청주·괴산·충주·진천·음성·증평, 세종에 내려졌다.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곳은 서울, 인천, 대전, 경기(오산·평택·용인·안성·화성 제외), 강원 영월·평창평지·횡성·원주·철원·화천·홍천평지·춘천·인제평지·강원북부 산지, 충남 금산, 충북 보은·옥천·제천·단양, 전북 군산·익산, 경북 문경, 제주도산지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늘부터 모레까지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그 밖의 지역에도 호우특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행정안전부는 경기남부와 충청을 중심으로 호우경보가 발표되고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림에 따라 이날 오전 4시부로 중대본을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중대본 2단계 격상에 따라 호우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
행안부는 이번 호우에 총력 대응하기 위해 환경부, 산림청과 같은 관계 부처와 협업을 강화해 비상근무를 운영한다.
서울시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기상과 하천 수위, 배수시설 가동 현황을 실시간 점검하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선제 조치에 나섰다. 시는 전날 오후 4시부터 호우 대처 1단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인명피해 예방을 최우선 목표하고 있다"며 "하천 범람 등 위험징후 포착 즉시 지자체,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선제적인 통제와 주민대피 등 안전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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