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복권방에서 벌어지는 배신과 음모, 먹튀와 잔머리의 대향연, 코믹한 장면, 속도감 있는 전개, 돈에 대한 욕망이 노골적이다. 무엇보다 치열한 수싸움이 재밌다.
2018년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로 데뷔한 성리현 작가의 첫 장편소설 '별따는 복권방'(문학순간)이 출간됐다.
노다지 복권방을 배경으로 인간 군상들이 벌이는 일확천금 풍속도를 현실감있게 그린 소설로,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장과 속도감 있는 전개가 돋보인다.
복권방이란 공간에서 이뤄지는 자잘한 일들과 세부 정보에 대한 이해가 뛰어나고 그 삽화들을 그럴법한 서사로 꾸려내는 힘이 만만치 않다.
"친구가 운영하는 복권방을 찾아가 축낸 믹스커피만도 수백 잔은 될 겁니다. 온갖 인간군상의 행태를 실감나게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작가는 현장에서 얻은 생생한 경험담과 복권방 손님들의 서사를 축적하여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 선하기도 비열하기도 강하기도 연약하기도 한 인간의 내면이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섬세하게 그려졌다는 평가다.
'대리운전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진오는 토요일 저녁 단짝 동생 태산과 술잔을 나누던 중 여동생의 전화를 받는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황금돼지 목걸이를 여섯 개를 차고 나타나 황금 돌멩이 여섯 개를 던지고 갔다는 꿈이야기에 대박을 예감한다. 부랴부랴 마지막 남은 복권을 사려는데, 복권방의 주인은 '팔긴 팔되 1등에 당첨되면 반으로 나누자'는 조건부 판매라는 꼼수를 들고 나오고, 그렇게 구입한 로또가 1등에 덜컥 당첨된다.'
이 소설은 우리가 추구하는 물질적 욕망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돌아보게 한다. 한푼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는 변두리 인생들의 면면들이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몰입하게 만든다.
작가 성리현은 스포츠서울 편집부 기자로 20년 가까이 일하며 선동열 박찬호 박지성 등 당대 스타들을 지면으로 쥐락펴락했다. 2018년 '쉰줄에 공돌이'로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 대상을 수상했다. 막노동판 경험을 살려 쓴 에세이 '땀방울이 살아있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