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을사년' 뱀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영상)
입력: 2025.01.01 00:00 / 수정: 2025.01.01 00:00

[더팩트|이상빈 기자] 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풀면 마흔두 번째 해인 '을사년(乙巳年)'이 됩니다. 을사년의 을(乙)은 청색을, 사(巳)는 뱀을 의미하기에 '푸른 뱀(靑巳)의 해'로도 부릅니다.

뱀은 한반도에 오랫동안 서식해 온 파충류로서 민담에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동물입니다. 가늘고 긴 몸통과 매끈한 피부 덕분에 재빠르게 은신이 가능하고 째진 눈과 갈라진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 때문에 교활함의 대명사로 여겨집니다.

알이나 새끼를 많이 낳고 허물을 벗는 특성 때문에 영생, 다산, 재물을 상징하기도 하며 곡식을 훔치는 쥐를 잡아먹어 집을 지키는 수호신으로도 통합니다.

2025년은 푸른 뱀의 해 을사년이다. /게티이미지뱅크
2025년은 '푸른 뱀의 해' 을사년이다. /게티이미지뱅크

한반도에서 상징성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만큼 문화체육관광부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달 '푸른 뱀의 해'를 앞두고 '한국민속상징사전: 뱀'을 펴내 뱀에 얽힌 오해를 풀었습니다.

뱀을 유혹과 이간질에 능한 것처럼 묘사하는 데 큰 영향을 준 건 날름거리는 혀입니다. 뱀이 이런 행위를 하는 건 신체 구조와 관련이 있습니다.

뱀은 콧구멍 외에도 입속에 후각을 담당하는 야콥슨 기관(Jacobson's organ)을 갖고 있습니다. 혀를 밖으로 쉼없이 내미는 건 혀끝에 묻은 냄새를 맡기 위한 행동일 뿐입니다.

독살스럽게 생긴 눈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뱀눈'이라고 합니다. 뱀이 깜빡임 없이 한 곳만 째려보는 듯한 불쾌한 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뱀이 눈을 깜빡이지 않는 건 눈꺼풀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대신 투명한 비늘이 눈을 덮어 보호합니다. 잠잘 때는 눈을 감을 수 없으므로 눈동자가 가늘어집니다.

뱀은 눈꺼풀이 없어서 눈을 깜빡일 수 없다. 그 대신 얇은 비닐이 눈을 덮어 보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뱀은 눈꺼풀이 없어서 눈을 깜빡일 수 없다. 그 대신 얇은 비닐이 눈을 덮어 보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예부터 뱀은 냉혈한(冷血漢)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인정이 없고 냉혹하다는 뜻입니다. 피부가 차갑고 매끈매끈한 데다 먹이를 독으로 마비시키거나 산 채로 삼키기 때문입니다.

뱀은 주위 환경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입니다. 양분을 태워서 온도를 유지하는 향온동물과 신체 구조가 달라 차갑습니다. 덕분에 체온 유지에 필요한 양분을 계속 구하지 않아도 돼 많이 먹지 않습니다.

뱀 독은 일종의 소화액입니다. 죽은 먹이에서 소화작용이 일어나게 합니다. 뱀의 위턱과 아래턱은 붙었다 떨어졌다 할 수 있는 방골로 연결돼 있습니다. 반으로 나뉜 아래턱 뼈는 상하, 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입니다. 이런 구조 덕분에 뱀은 머리보다 몇 배 큰 먹이도 입에 넣을 수 있습니다.

뱀은 자신의 머리보다 몇 배 큰 먹이도 입에 넣을 수 있도록 진화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뱀은 자신의 머리보다 몇 배 큰 먹이도 입에 넣을 수 있도록 진화했다. /게티이미지뱅크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을사년은 조선부터 대한제국 시기까지 한반도 내 주요 사건이 일어난 해로서 역사에 기록됐습니다. 대표적으로 1545년 을사사화(乙巳士禍), 1905년 을사늑약(乙巳勒約)이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스산하고 소름끼치는 느낌이 들 때 우리는 '을씨년스럽다'라고 합니다. '을사년스럽다'가 변형된 표현입니다. 그만큼 을사년은 한반도 역사와 언어에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pkd@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