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가뭔데] 공무원 되려면 춤 잘 춰야 하나요? (영상)
입력: 2024.06.02 00:00 / 수정: 2024.06.02 00:00

젊어지는 지자체·공공기관 유튜브 채널
MZ세대 공무원들 온라인 밈 활용해 정책 홍보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기관사가 기차에서 내리며 치명적인 포즈를 취하면 화면은 멈추고 주변이 회색빛으로 바뀌며 잡지 표지에 등장할 법한 폰트로 ‘KTX’가 선명히 새겨진다.

기차를 배경으로 한 화보 영상이 아닌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공식 유튜브 채널 홍보 영상 중 하나다. ‘기차역 플랫폼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안전선 안에서 안전하게 찍자’는 내용을 ‘감성 사진 찍는법’이라는 제목으로 재밌게 전달한 것이다. 기관사가 마치 잡지 표지 모델처럼 포즈를 과장되게 취하면서 재미를 더한다.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들이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도하는 홍보 방식이 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에서 시민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홍보 채널로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Z세대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이다. 요즘 공공기관에서는 행사나 정책을 소개할 때 재미에 초점을 맞춘 영상을 통해 홍보 효과를 높이고 있다.

충주시청 공무원 김선태 주무관과 코레일 강하영 주임이 충주시 유튜브에 출연해 ‘KTX-이음’ 운행 소식을 전하고 있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 캡처
충주시청 공무원 김선태 주무관과 코레일 강하영 주임이 충주시 유튜브에 출연해 ‘KTX-이음’ 운행 소식을 전하고 있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 캡처

태초에는 ‘충주시’가 있었다.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은 이른바 ‘충주맨’으로 알려진 충주시청 공무원 김선태 주무관의 주도로 태동했는데, 시정 홍보에 온라인 상에서 유행하는 밈(meme)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주목받았다.

대표적인 영상으로는 관짝춤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홍보한 영상과 슬릭백 춤으로 상수도 공사 일정을 홍보한 영상이 있다. 이 영상들은 각각 1000만 회, 390만 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충주시에서 운영하는 또 다른 유튜브 채널인 ‘충주씨’를 홍보하기 위해 충주시 유튜브 채널에서 올린 영상은 영상을 게시한 지 이틀 만에 조회수 120만 회를 기록했다. 충주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74만 명으로 충주시 전체 인구인 약 20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수다. 채널 전체 조회수는 2억 회를 넘어섰다.

충주시 외에도 최근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는 보도자료나 포스터 등 전형적인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유튜브나 사회관계서비스(SNS)를 활용한다. 코레일 공식 유튜브 채널은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를 운전하던 기관사 강하영 주임이 담당하는데, 강 주임은 TV조선 ‘미스트롯3′에 출연해 ‘미스 기관사’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인물이다. 코레일은 최근 새롭게 운행을 시작한 ‘KTX-청룡열차’를 놀이공원에 있는 ‘청룡열차’에 빗대어 홍보하며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 ‘KTX-청룡열차’를 타고 있지만 마치 놀이공원 ‘청룡열차’를 타고 있는 것처럼 흩날리는 강 주임의 머리카락이 웃음을 자아낸다.

‘KTX-청룡열차’ 홍보 쇼츠 영상은 조회수 150만 회를 웃돌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강 주임은 ‘충주시 홍보맨’ 김 주무관과 함께 판교~충주 구간에 ‘KTX-이음’이 운행을 시작한다고 홍보하는 영상도 만들기도 했다.

대전시와 파주시 공무원들이 시정을 홍보하기 위해 차노을 챌린지를 패러디하고 있다. /대전시 유튜브채널(왼쪽)·파주시 SNS(오른쪽) 캡처
대전시와 파주시 공무원들이 시정을 홍보하기 위해 '차노을 챌린지'를 패러디하고 있다. /대전시 유튜브채널(왼쪽)·파주시 SNS(오른쪽) 캡처

공무원들이 시정 홍보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서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이른바 ‘차노을 챌린지’를 패러디한 파주시 공식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은 240만 뷰를 기록했다. 대전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차노을 챌린지’를 활용해 ‘2024 대전0시 축제’를 홍보했다. 공무원들의 살신성인 정신에 네티즌들은 "고생이 많다", "눈이 텅 비어 보인다", "위에서 시켜서 억지로 하는거라면 당근을 흔들어달라" 등 재밌는 댓글로 화답하고 있다.

이밖에 전문성을 뽐내 탄탄한 구독자 수를 확보한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들도 있다. 국토교통부 공식 유튜브 채널은 고속도로 CCTV 영상을 활용해 운전자들에게 안전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있다. 군 공식 유튜브 채널도 훈련 영상을 콘텐츠로 활용해 소위 '밀덕(밀리터리 덕후)'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특히 육군 채널에서는 ‘백발백중’ 등 자체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등 영상 콘텐츠를 통해 군을 알리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경찰청 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범죄 현장 영상, 범죄 예방법, 경찰 활약상 등을 공개하며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35만 명으로 중앙 행정기관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중 가장 높은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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