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프리즘] 키즈 유튜버, 꿈을 좇고 있는가 착취당하고 있는가
입력: 2020.11.29 06:00 / 수정: 2020.11.29 06:00
8세 라이언 카지는 지난해 최고 수입 유튜버로, 연수입은 300억 원이다. /유튜브 라이언의 세상 캡처
8세 라이언 카지는 지난해 최고 수입 유튜버로, 연수입은 300억 원이다. /유튜브 '라이언의 세상' 캡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상에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활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SNS를 통하여 자신들의 인지도를 쌓고, 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가 연결되면서 신종 직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신세계를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의 도움을 받아 조명한다. IMR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플루언서들의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여 랭킹화 하는 서비스다. <편집자 주>

[더팩트│최수진 기자]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최고 수익을 올린 유튜버는 장남감 리뷰 채널 '라이언스 월드'를 운영하는 미국 유튜버 '라이언 카지'(본명 라이언 관)다. 8살 라이언의 연수입은 2600만 달러(약 300억 원)다. 라이언은 2018년에도 2200만 달러(약 256억 원)를 벌어 최고 수입 유튜버 1위에 올랐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가장 유명한 키즈 유튜버 이보람(7세)양은 현재 '△보람튜브 토이리뷰(구독자 1380만 명) △보람튜브 브이로그(구독자 2700만 명 △보람튜브(구독자 684만 명 등 3개 채널을 운영 중이다.

미국의 소셜미디어 분석 사이트 '소셜 블레이드'는 보람튜브 모든 채널의 구독자 수를 합치면 국내 개인 유튜버 중 1위를 차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셜 블레이드는 지난 13일 기준 각 채널의 연간 최고 예상 수입을 140만 달러(약 19억 원), 1030만 달러(약 114억 원), 230만 달러(약 25억 원)로 추정했다.

이 같은 상황에 초등생의 장래희망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한 '2019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에 따르면 유튜버는 초등학생 희망 직업 3위로 나타났다. 유튜버를 꿈꾸는 것은 문제가 없다. 직접 유튜브 콘텐츠 기획과 제작에 참여하면서 본인의 재능을 개발하고 자신감을 얻으며 부모와 소통의 기회를 늘릴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문제는 돈벌이가 가능한 키즈 유튜버를 만들기 위해 아이를 이용하고 착취하는 어른이다. 우리 사회는 그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7년 아동 보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학대 혐의로 이보람양의 부모를 고발했다. 강도로 분장한 아빠에게 협박당해 겁을 먹고 울면서 춤을 추는 아이의 모습, 실제 차들이 달리는 도로 위에서 아이가 장난감 자동차를 운전하는 모습, 임신과 출산 상황을 아이에게 억지로 연기하게 하는 모습 등에서 신체적·정서적 학대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도로에서 장난감 자동차를 운전하는 설정으로 논란이 됐던 보람튜브 영상 /유튜브 캡처
실제 도로에서 장난감 자동차를 운전하는 설정으로 논란이 됐던 보람튜브 영상 /유튜브 캡처

당시 이 양의 부모는 학대가 아닌 자연스러운 놀이 과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서울가정법원은 전문적 상담을 받으라는 보호처분을 내렸다. 지난 해에는 구독자 66만 명을 보유한 국내 유명 유튜브 채널 '뚜아뚜지TV'에 6살 쌍둥이가 10kg이 넘는 대왕문어를 먹는 영상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몸무게 15㎏ 쌍둥이가 10㎏의 대왕문어를 먹었어요. 커도 너무 큼'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자르지 않은 대왕문어를 통째로 먹는 장면이 담겼다. 이후 비판 의견이 제기되자 쌍둥이의 부모는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들이 처한 '환경'도 문제다. '놀이'에서 시작됐지만 인기를 얻은 이후 정기적으로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하면 아이들이 노동을 착취당하는 상황이 된다.

초상권에 대한 인식과 판단이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에 의해 신상과 생활을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당하기도 한다. 키즈 유튜버의 수익 관리와 이후 사용처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최근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키즈 인플루언서들을 보호하는 법적 장치를 만들었다.

지난 10월 만장일치로 통과된 '어린이 유튜버 보호법'은 △16세 미만 아동의 온라인 노동 시간 및 수익금 인출 제한 △개인(부모 포함) 및 기업이 아동 인플루언서 고용 시 당국의 승인 필요 △아동이 콘텐츠 삭제를 요구할 경우 플랫폼 사업자가 이에 응해야하는 '잊힐 권리' 보장 등이 골자다.

최근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키즈 인플루언서들을 보호하는 법적 장치를 만들었다. /픽사베이
최근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키즈 인플루언서들을 보호하는 법적 장치를 만들었다. /픽사베이

프랑스는 아동 연기자와 모델에게 적용하는 기존 보호 규정을 소셜미디어까지 확대 적용했다. 우리나라도 프랑스 법과 유사한 내용을 담은 보호지침을 발표한 바 있고, 관련 아동정책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지난 6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인터넷 개인방송에 출연하는 만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지침'은 자율 지침인 만큼 강제성은 없다.

보건복지부는 '제2차 아동정책기본계획'을 통해 키즈 인플루언서들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한국판 쿠건법(아역 배우 등의 수입 15%를 신탁계좌에 예치한 뒤 성인이 됐을 때 지급하는 내용의 법)'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아동 보호보다는 수입과 관련된 규제다.

일각에서는 당장 규제를 확립하기 보다는 사안에 대한 깊은 이해와 담론 형성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아동을 보호의 대상이자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키즈 유튜버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의 자발적인 감시와 자정 노력도 요구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네티즌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아동학대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를 적극 신고한다면 감시와 제재가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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