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 기자] 애플 신화를 이룩한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다. 스티브 잡스는 그동안 췌장암의 일종인 ‘신경내분비암’을 치료 받아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신경내분비암은 10만 명당 1명 이하의 발생 빈도를 보이는 드문 췌장 종양이다. 대부분은 호르몬을 분비하지 않는 비기능성 종양이나, 호르몬을 생성하는 기능성 신경 내분비종양의 경우 생성되는 호르몬의 종류에 따라 인슐린종, 가스트린종, 글루카곤종 등으로 나뉜다.
신경내분비암의 가장 큰 특징은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세포가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게 만들어 '홍조'나 '설사' 등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아무 증상이 없어 종양이 한참 전이된 후 진단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환자들이 신경내분비종양으로 진단받는 시기는 발병 후 5~7년 사이로, 진단 시 50%는 이미 전이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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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췌장의 위치와 구조(자료: 국가암정보센터) |
췌장암의 경우 수술 이후에도 암의 재발이나 전이 여부를 발견하기 위해 계속적인 관찰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췌장을 절제한 이후에는 소화액과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으므로 추후 관리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약물 처방을 받을 필요가 있다.
전후근 서울성모병원 암병원장은 “신경내분비암의 경우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희귀하다고 할 수 있는 종양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췌장암 자체의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간으로 전이됐을 경우는 예후가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췌장암은 발견시기가 매우 늦다. 따라서 생존치가 4~5개월에 불과하다. 반면, 신경내분비암은 진행이 매우 느리게 나타난다. 천천히 사망에 이르게 한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췌장암의 일반적 증상은 복부 통증, 황달, 체중 감소, 소화 장애, 당뇨병 등이다. 또한, 대변과 배변 습관의 변화가 흔하며, 일부 환자에게서는 변비가 나타나기도 한다. 오심, 구토, 쇠약감, 식욕 부진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자주 나타나며, 환자의 5% 이하에서는 위장관 출혈, 우울증이나 정서 불안 등의 정신 장애, 표재성 혈전성 정맥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