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오세희 기자] 지난 2009년 각자의 삶을 살게 된 삼성그룹 '황태자' 이재용(44) 삼성전자 사장과 대상그룹의 맏딸 임세령(35) 대상HS 대표가 두 사람의 아들 학습 발표회장에서 만났다. 재벌가의 결혼과 이혼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그들이지만, 이들 역시 평범한 학부모와 다름없었다. 둘 사이에는 1남1녀의 자녀가 있다. 아들의 학습 발표회를 흐뭇하게 지켜보는 두 사람을 <더팩트>가 단독으로 포착했다.
11일 오후 서울 성북구 정릉동 서경대학교 강당에서 영훈초등학교의 학습 발표회가 열렸다. 서울 최고의 명문 사립으로 꼽히는 영훈초등학교는 올해 특별히 학교 내 강당이 아닌 대학교 강당을 빌려 학습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사장의 아들이 다니는 학교로 더 유명한 영훈초등학교 학습 발표회에는 이 사장과 그의 전부인 임 대표가 참석했다.
먼저 임 대표가 학습발표 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학습 발표회가 시작되기 30분 전인 오후 6시, 임 대표가 딸(8)과 함께 학습 발표회장을 찾았다. 이혼 후 특별한 외부 활동이 없던 임 대표지만, 학부모 모임에는 빠짐없이 참석한다고 알려진 만큼 그의 참석은 자연스러웠다. 딸의 손을 꼭 잡은 채 등장한 그는 맨 앞 학부모위원장석에 자리를 잡았다.

한때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예비 안주인이었던 임 대표는 천생 엄마였다. 임 대표는 딸과 함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공연 전 딸의 손을 잡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등 살뜰히 챙겼다. 이후 자리에 앉아 옆자리 학부모와 담소를 나눈 후, 아들(12)이 무대에 오르자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카메라로 아들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른 학부형의 학예회장 모습과 똑같았다.
하지만 외모는 여느 패셔니스타 못지않았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파마머리를 한 그는 포인트를 살린 의상으로 격식 있으면서도 센스 있는 스타일을 연출했다. 파란색 재킷에 청바지로 멋을 낸 임 대표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늘씬한 몸매를 자랑했다. 여기에 형광 주황색 네일아트로 발랄한 매력을 더했다.

이 사장은 학습 발표회가 시작되고 30여 분이 지난 후 조용히 행사장에 등장했다. 뒷문으로 나타난 이 사장은 임 대표와 나란히 앉지 않고, 학교 이사장 옆에 앉아 발표회를 지켜봤다. 이 사장 역시 큰아들이 공연을 시작하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연신 아이의 모습을 눈으로 쫓았다. 무대를 준비하는 아들에게 손인사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사장은 이날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베트남에서 주재하는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전 아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잠깐 들렀다. 40여 분 동안 공연을 지켜보던 이 사장은 아들의 공연이 끝나자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퇴장 전 이 사장은 딸을 무릎에 앉히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눴고, 임 대표와는 특별한 인사를 주고받지 않았다.
특히 이날 아들의 공연에는 '삼성'이라는 단어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스텝 댄스를 준비한 이 사장 아들의 반 아이들은 공연 중간마다 삼성이라고 외쳐, 학교 내 삼성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이 사장이 학습 발표회장을 나서기 전 아들의 반을 찾았을 때도 이 사장을 발견한 학생들이 "삼성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친근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사장과 임 대표는 지난 1998년 세간의 화제를 모으며 결혼한 이후 11여년 만인 2009년 결혼 생활을 마감했다. 이혼 당시, 친권은 이 사장이 보유하되 양육권은 별도 합의 하에 번갈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씨는 결혼 후 전업 주부로 살다 이혼 후 대상그룹 외식전담 회사의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임 씨는 지난 2010년 6월 외식업체 대상HS(구 와이즈앤피) 지분을 인수해 사업을 펼치고 있다.

sehee109@tf.co.kr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