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개그우먼' 김지민 "예뻐서 개그하기 좋아요"
  • 박소영 기자
  • 입력: 2011.08.20 08:22 / 수정: 2011.08.20 08:22

[박소영 기자] "무식한 여기자 캐릭터 잘 잡았죠. 하지만 저 똑똑해요"

KBS 2TV '개그콘서트'에는 미녀 개그우먼이 많다. 신보라, 장도연, 허민 등은 빼어난 미모는 물론 폭발적인 개그감으로 화제로 떠오르곤 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얼짱 개그우먼' 김지민(27)이 있다.

KBS 공개 21기로 개그계에 뛰어든 김지민은 현재 '개그콘서트-9시 쯤 뉴스'에서 백치미를 뽐내는 여기자로 맹활약 중이다. 영어를 소리나는 대로 읽고 틀려도 당당한 무식한 여기자다. 오랜만에 새 캐릭터를 맡은 김지민은 자신의 역할에 만족하며 피나는 노력 중임을 알렸다. 예쁜데 예쁜 척 하지 않는 털털함으로 인터뷰 내내 유쾌한 입담을 자랑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힘들어요. 소재도 고갈될까 걱정스럽고요. 경제신문을 즐겨볼 수밖에 없어요. 스마트폰에 뉴스 어플리케이션도 다운 받아놨어요. 시의성이 중요하니까 매 시간 이슈를 체크해 아이디어를 얻는답니다."

"무식한 캐릭터를 잘 잡아서 인기도 끌고 행사도 많이 하고 있어요. 경제부 기자 역할이라서 노동부 행사에 섭외된 적도 있거든요. 일자리 창출, 저임금 시대 등 무거운 주제를 재밌게 풀어내는 일을 맡았는데 '최저 임금 시대라고 합니다. 여러분 박수 한 번 주세요'라고 엉뚱하게 소개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답니다. 하지만 저 실제로는 무식하지 않아요. 똑똑하니까 이런 개그를 짜는거죠.(웃음)"

빼어난 미모 때문인지 그는 현재 '9시 쯤 뉴스' 코너 외에 '그땐 그랬지'에서 후배 김민경(30)의 날씬한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등장하는 시간은 겨우 3초. 소위 말하는 '깔아주는 역할'이지만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며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

"'그땐 그랬지'는 김민경이 부각되야 하는 코너에요. 저는 바탕일 뿐이지만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해요. 사소한 대사 하나라도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잠깐 등장하는 캐릭터에도 혼신의 힘을 쏟곤 하거든요. 선배들에게 그렇게 배웠고요."

"예뻐서 단점이 많긴 하지만 장점도 있어요. 후배 오나미가 김을 이에 붙이면 별로 안 웃기는데 제가 하면 '빵' 터지죠. 무식한 캐릭터도 제가 맡았기 때문에 더욱 부각되고 재밌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개그하기 참 좋아요."

김지민은 올해로 데뷔 5년 차 베테랑이다. '개그콘서트' 내에서도 정경미(31) 다음으로 여자 서열 2위다. 밑으로 까마득한 후배들이 즐비하다. 깐깐해 보였던 그이지만 후배들은 자신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귀여운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더불어 동료 개그맨들과 관련한 유쾌한 에피소드를 대량 방출했다.

"정경미 선배는 사람 좋고 착한 편이에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후배들은 저한테 막 대하고 기어오르기도 해요. 박지선은 일부러 제 발을 밟고 지나갈 정도라니까요. 이렇게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고 있어요. '헬스걸'에서 다이어트 중인 권미진은 저처럼 날씬해 질거라며 저를 목표로 삼았대요. 미진이가 술을 좋아하는데 다 끊고 이희경이랑 합숙하면서 운동삼매경에 닭가슴살만 먹고 있어요. 녹화 전에는 물도 안 마셔서 퀭한 눈으로 좀비처럼 다녀요. 옆에서 맛있게 뭔가를 먹고 있으면 째려 본다니까요."

"오나미는 진짜 무식해요. '한강'이 영어로 '한 리버'라는 걸 모르는 수준이죠. 변기수랑 이광섭은 정말 웃겨요. 최효종은 신기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요. 허안나는 예쁜 편이죠. 저는 신보라 얼굴이 제일 예쁜 것 같아요. 반면에 송영길은 정말 못생겼죠. 인기가 제일 많은 사람은 허경환이에요. 잘생겼고 몸도 좋고 돈도 잘 벌잖아요. 무대에 오르면 여자 후배들이 다 쳐다보곤 해요. 훈남 개그맨들이 많긴 한데 남자로는 안 보이네요."

김지민은 '유상무의 여자친구'로 유명하다. 과거 '개그콘서트'에서 만난 두 사람은 '연인'이란 코너를 통해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다. 지금까지도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지만 김지민은 공개적인 언급을 조심스러워 했다. '유상무의 여친'이 아닌 개그우먼 김지민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듯 보였다.

"항상 새 코너 생각을 해요. 예전에 '남보원' 코너가 인기 많았을 때 '여보원'을 생각하기도 했어요. 차별화가 힘들어서 포기하긴 했지만요. 앞으론 김준호 선배랑 코너를 같이 해보고 싶어요. 5년 째 조르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제가 무대를 압도하는 게 부족해서 연기 위주의 코미디를 하고 있어요. '생활의 발견' 속 신보라 캐릭터가 탐나는 것도 그 이유죠. 시트콤이나 정극에 대한 욕심도 있거든요. 하고 싶은 게 많아서 큰일이죠."

"미용예술학과 출신이라서 미용사 자격증도 있어요. 미용실을 꼭 차리고 싶은데 말처럼 쉬운 건 아닌 듯해요. 우선은 개그에 목숨 거려고요. 600회 특집 때 김경란 아나운서가 카메오로 나와서 큰 웃음을 안겼잖아요. 나중엔 현빈 씨를 꼭 초대할 거에요. 현빈은 아저씨 같은 표정이 가끔 보여서 진짜 좋아하거든요. 휴대전화에 사진을 저장해 놓을 정도에요. 보고 있으면 절로 흐뭇해진다니까요. 이처럼 사람들도 저를 보고 많이 웃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를 웃길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죠. 아무래도 저는 천상 개그우먼인 것 같네요.(웃음)"

사진 기자가 벤치에서 뛰어내리는 점프샷을 요구하자 김지민은 순간 당황한 듯 보였다. 하지만 이내 씩씩하게 뛰어내리며 어떻게 하면 좀 더 웃길 지 짧은 시간에도 고민을 거듭했다.

"웃기게 나왔나요? 웃겼으면 됐죠!"

comet568@tf.co.kr

<사진=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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