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가연 기자] 긴 학다리로 모든 춤을 완벽하게 출 것만 같은 그룹 'LPG'(가연(27) 수연(26) 유미(28) 세미(27) 은별(25))는 최근 춤 연습에 한창이다. 얼마 전 발매한 댄스음악을 무대에서 라이브로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서다.
얼마 전 앨범한 발매한 그들은 트로트를 부를 때완 다른 어려움에 봉착했다. 족히 10cm가 넘는 킬힐을 신고 격렬한 댄스까지 소화해야 하는 것. 익숙치 않은 댄스에 컴백 무대를 마치고 약간의 부상을 입기도 했다. 첫 무대 후 멤버들은 "몸은 아프지만 마음만은 한결 편한다"고 소감을 전한다.
"컴백 무대를 갖기 전에 얼마나 떨었는지 몰라요. 트로트를 부를 때와는 완전히 다른 마음이었죠. 무대를 끝내고 내려오자마자 주위사람들에게 어땠냐고 물어봤어요. 괜찮다고, 잘했다는 말을 듣고서야 안심했죠."
'LPG'는 '사랑의 초인종', '누나라서 미안해' 등 트로트계의 언니돌로 입지를 굳히며 벌써 데뷔 5년차가 됐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댄스가수로 서 지금 이 순간이 처음 같다. 초심으로 돌아간 이들을 직접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댄스 신인 LPG입니다"
'LPG'는 지난 17일 '앵그리(angry)'를 발표했다. 지난해 세계 팝댄스 시장을 휩쓸었던 '위 노 스피크 아메리카노(we no speak americano)'를 리메이크해 'LPG' 스타일로 사운드와 가사를 입혀 앨범을 발매했고 좋은 반응도 얻고 있다.
"'LPG'가 트로트를 지향하긴 하지만 댄스 음악도 꼭 해보고 싶은 장르였어요. 실력이 없어서 트로트로 집중만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싶었죠. 트렌드에 맞는 음악으로 실력으로만 승부하고 싶었어요.(가연)"
트로트와 댄스음악.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묘한 경계선상에 있는 'LPG'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이에 대해 세미는 "댄스가 쉽고 트로트가 어려운 것은 아니에요"라며 "트로트는 가사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해 신경을 많이 쓰죠. 기교가 많이 필요한 장르예요. 반면 댄스는 춤과 노래가 함께 어우러져야 무대가 완성되기 때문에 퍼포먼스에 특히 신경쓰죠. 둘 다 어렵지만 할수록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다.
댄스 음악에 대한 욕심때문이었을까. 다섯 멤버들은 음악와 퍼포먼스를 모두 잡았다. "이번 무대 콘셉트는 2011 런웨이예요. 런웨이의 모델들을 보는 것처럼 화려하게 꾸몄죠. 올해 유행하는 메이크업과 헤어까지 모두 보여주고 싶어서 여러가지를 준비했어요. 저희의 욕심이었을까요.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무엇이든 다 해보고 싶었거든요.(가연, 세미)"

"몸매 관리 안한다고 하면 망언인가요?"
'LPG'를 이야기하면서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몸매다. 평균 170cm의 늘씬한 기럭지를 자랑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대중의 시선을 끄는 점이기도 하다. 연예인으로 생활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 하지만 가수활동을 하는 데 뛰어난 몸매는 때론 필요악(?)이기도 하다.
"지난 주 '인기가요' 컴백 무대를 마친 후에도 논란이 많이 됐었어요. 그때는 일본방송용 촬영을 하느라 다리 노출을 하지 말라는 권고 때문에 급하게 다리를 가릴 수 있는 의상을 찾았죠. 섹시하게 보이려고 복근 부분이 살짝 비치는 시스루 의상을 입었는데 의외로 논란이 돼서 놀라기는 했어요. 저희가 입어서 훨씬 더 섹시하게 보였나봐요. (웃음, 세미)"
몸매 논란이 이들에게는 가혹할 법도 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쿨하다. 대중들이 'LPG'라는 그룹을 보는 이미지가 그렇다면 기분 나쁘거나 서운하지는 않다는 것. 몸매가 좋아서 그런가보다 하는 편이란다. 다만 대중에 'LPG=몸매그룹'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 본인들 잘못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더 가수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요"라고 다짐을 새로이 했다.
몸매에 대한 대중들의 지나친 관심에 관리는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했다. 이어진 대답은 "별로 하지 않아요"다. 요즘 말로 망언(?)이다. 하지만 멤버들은 "특별히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다는 것 뿐이지 안무연습을 겸해 유산소 운동도 하고 식단조절도 해요(가연, 유미)"라며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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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 장병들 때문에 LPG가 있지요"
'LPG'에겐 어떤 걸그룹보다도 막강한 파워를 가진 팬층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60만 장병들. 군인들에게 이들은 군생활의 피로를 한꺼번에 풀어주는 비타민제다. LPG는 어떨까. 멤버들은 본인들에게도 군인들은 없어서는 안될 팬층이라고 입을 모았다.
"저희 팬층은 다른 걸그룹보다 높은 편이에요. 주로 30~40대 아저씨들이 많죠. 가장 좋아해주는 팬들은 군인들이예요. 군부대에 가서 공연하면 하루의 피로를 싹 잊는 것 같죠. 트위터나 미니홈피를 통해 많은 군인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시곤 하는데 사실 힘이 나는 건 저희들이에요. 그 분들의 우렁찬 목소리는 한 곡이라도 더 부르게 만들죠.(가연, 은별)"
"겨울에 눈이 오면 가장 먼저 걱정이 돼요. 눈 치우는 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하죠. 하지만 군인들이 저희를 좋아하는 기간은 딱 2년. 제대하면 다른 걸그룹으로 갈아타세요(웃음). 하지만 입대하는 또 다른 군인들이 저희의 팬이 되시죠. 그래서 60만 장병들은 저희의 고정적인 팬들이랍니다.(수연)"

"또 하나의 도전, 엔카 시장 점령하러 일본가요"
행사와 방송으로 365일 설날과 추석 하루씩만 쉰다는 'LPG'가 더 바빠지게 생겼다. 일본 엔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20일 'LPG'는 일본으로 출국예정이었다. 하지만 계속된 일본의 지진여파로 잠정연기된 상황. 앨범 발매는 기약이 없지만 'LPG'는 그 언젠가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트로트 그룹으로 결성되다 보니 엔카 시장을 두드리게 됐어요. 엔카와 트로트는 비슷한 면도 있지만 사실 많이 다른 장르죠. 일본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노래 연습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LPG'도 일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쉬는 시간에도 연습을 절대 소흘히 하지 않죠.(유미)"
꾸준히 준비는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 생각만큼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사랑의 초인종'을 일본어 버전으로 녹음해 가을쯤 데뷔할 생각이지만 아직 확정되진 않았어요. 엔카 시장에 맞춰 새로운 노래가 데뷔곡이 될 수도 있고요. (세미 수연).
트로트에서 댄스음악, 예능까지 초월한 'LPG'는 인터뷰 말미에 초심을 강조했다. "'LPG' 이번 활동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파이팅!(멤버 전원)"

<사진=더팩트 노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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