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박윤호, '들쥐'로 증명한 성장…"다음 단계 위한 도움닫기"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6.10.07 00:00 / 수정: 2026.10.07 01:02
'들쥐' 반전 이끈 핵심 인물…비영워권 1위 흥행 견인
"선과 악 공존한다는 말 좋아…차근차근 새로운 모습 보여주고파"
배우 박윤호가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배우 박윤호가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박윤호에게 '들쥐'는 단연 특별하다. 교복을 입은 학생 역할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성인 캐릭터를 연기했고, 작품의 중요한 반전을 이끄는 인물로 등장했다. 짧은 분량이지만 극의 흐름을 뒤집는 만큼 부담도 컸다. 그러나 박윤호는 그 부담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혔다. 그리고 '들쥐'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박윤호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들쥐'(극본 이재곤, 연출 김홍선) 공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문재(류준열 분)의 대학 동창이자 사건의 중심이 되는 서유민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8월 10개 에피소드 전편 공개된 '들쥐'는 의문의 존재 '들쥐'에게 이름과 얼굴,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소설가 문재가 잃어버린 돈을 되찾으려는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분), 형사 순용(이규형 분)과 함께 들쥐의 정체를 쫓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이 공개된 지 제법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촬영은 더 오래전에 끝나지 않았나. 그래서인지 잊고 지낸 기억들이 다시 꺼내지며 곱씹어보는 계기가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박윤호는 작품 공개 후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이 아직도 신기하단다. 특히 짧은 출연이지만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그는 "이렇게 많이 관심을 가져주실 줄 몰랐다"며 "비영어권 1위도 했다고 들었는데 감회가 새로운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기억에 남은 반응은 이전 작품들과 비교해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였다. 박윤호는 "이전 작품들을 통해 날 봤던 분들이 어른스러워졌다고, 학생 티를 벗은 것 같다고 말씀해줬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작품에서 그는 교복을 입던 전작들과는 달리 성인 캐릭터의 얼굴을 보여줬다. 이에 어떤지 묻자 박윤호는 "교복을 입을 때도 대학생이고, 지금도 대학생이다. 때문에 드디어 내 나이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민은 박윤호에게 단순한 성인 캐릭터 이상의 도전이었다. 무엇보다 극 후반부에 등장해 '들쥐'의 정체와 연결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9, 10부 대본을 처음 받았을 당시를 떠올린 박윤호는 "내가 이렇게까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학교 수업 시간에 화장실 간다고 하고 나왔다. 혼자 걱정과 고민에 사로잡혀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유민을 연기하며 가장 먼저 붙잡은 감정은 '슬픔'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데서 시작된 감정이 분노와 복수로 이어진다고 봤기 때문이다. 박윤호는 "모든 걸 뺏기고 잃었기 때문에 그 슬픔이 모든 감정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며 "그 슬픔을 안고 있으면서도 덮어두고 되갚아주겠다는 악한 분노가 있었고, 그 일을 계획적으로 짜려는 침착함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유민의 복수를 무조건 옳은 행동으로 바라보지는 않았다. 박윤호는 "결국 이겨낸 건 없는 것 같다. '들쥐'의 끝이 좋은 건 아니었으니까"라며 "더 망가지는 방향으로 갔다고 생각해서 과연 그 복수가 옳은 행동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것 같다"고 짚었다.

배우 박윤호가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배우 박윤호가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유민의 복수는 극단적이지만, 박윤호가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은 오히려 현실적인 관계에서 출발했다. 특히 그는 여자친구와 유민의 관계를 많이 상상했다. 서로 의지할 사람이 없었기에 유민에게 여자친구는 유일한 존재였고, 그렇기에 그 사람을 잃었을 때 느끼는 공백도 컸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윤호는 "두 사람의 관계를 디테일하게 상상하면서 유민의 감정을 만드려고 했다"고 돌이켰다.

유민의 감정을 한꺼번에 드러내는 대신 초반과 후반의 결을 달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박윤호는 "장치적으로 나쁜 사람처럼 보여야 할 때도 있고, 아니어야 할 때도 있었다. 헷갈리게 해야 하는 요소가 많았다"며 "개인적으로는 감정을 많이 보여주면 불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본에 적힌 만큼만 표현하되 지나가는 대사에도 힘을 주는 식으로 미묘한 단서를 쌓아갔다.

특히 마지막 진실을 털어놓는 장면은 박윤호에게 값진 경험으로 남았다. 처음에는 유민의 대사가 내레이션으로 처리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촬영을 앞두고 얼굴과 목소리를 모두 라이브로 담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5~6분가량 이어지는 장면을 한 호흡으로 소화해야 했다.

"저처럼 시작하는 신인의 입장에서 긴 장면을 제 호흡으로 길게 끌고 가는 기회가 온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이번 경험을 통해 부담감도 느껴봤고, 이후 또 한 번 기회가 오더라도 '들쥐'이 경험을 토대로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배우 박윤호가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배우 박윤호가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완성된 장면을 보고서는 감독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과거 장면들이 몽타주로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의 박윤호가 직접 감정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내레이션으로만 했으면 그 정도의 감정이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며 "실제로 호흡하고 표정을 지으면서 나온 목소리라 장면들과도 잘 연결된 것 같다. 나도 보며 놀랐다"고 전했다.

다만 처음이자 중요한 기회라는 점에서 부담은 당연했고, 이를 이겨낼 수 있었던 건 현장의 도움이 컸다. 김홍선 감독과 류준열이 리허설 이후 유민이 보여줘야 할 감정의 농도를 다시 짚어줬고, 류준열은 박윤호가 이해하기 쉽도록 한 번 더 설명해줬다.

류준열의 조언은 물론이고 호흡 자체만으로도 긴장을 덜어주는 힘이 됐다. 박윤호는 "선배님이 너무 편하게 해주시고 먼저 장난도 많이 쳐주셨다. 사소한 팁도 많이 주셨다"며 "긴장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서 굳어 있었는데,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편하게 하고 싶은 거 해도 된다'고 해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어렵고도 새로운 도전을 해내기도 한 박윤호에게 '들쥐'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도움닫기가 된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계단을 차근차근 올라가다가 다음 단계를 위해 미리 장전할 수 있었던 좋은 변화점이 된 것 같아요. 실제로 처음 성인 역할이기도 했고, 그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어려운 장면도 해낼 수 있었잖아요. 이런 경험들이 앞으로를 위한 일차전을 치른 느낌이에요.(웃음)"

배우 박윤호가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배우 박윤호가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이제 박윤호가 향하는 곳은 다시 새로운 얼굴이다. 차기작 '대리수능'에서는 또 교복을 입지만, 그에게는 같은 교복이 아니다. 이후에도 '프로모터'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처럼 '들쥐'를 지나 또 다른 계단을 준비하고 있는 박윤호다. 그는 "내가 느끼기에는 차기작들이 다 다양한 모습이 있다"며 "그런 작품이 하나씩 나올 테니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아직도 못 보여드린 모습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다.

"앞으로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오래오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먼 미래를 그리기보다 아직까지는 주어진 작품 안에서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내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요. 여전히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이 많으니 앞으로 하나씩 꺼내 보여드릴 박윤호의 새로운 변신을 기대감을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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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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