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소원 성취…"잘하는 걸 더 잘하자"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이래서 주인공 하는구나'를 느꼈어요.(웃음)"
2014년 데뷔 후 매년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 강훈이 첫 로맨틱 코미디 장르이자 첫 주연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대개 차분하거나 깊은 서사를 품었던 그가 이번에는 차가운 완벽주의자 속에 남모를 허당미와 다정함을 품은 인물로 변신해 기분 좋은 설렘을 선사했다. 낯선 장르와 주연이라는 무게감을 이겨내고 얻은 것은 배우로서의 확신과 또 다른 가능성이었다.
강훈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tvN 월화드라마 '최애의 사원'(극본 이영·김지안, 연출 박지현·정다형)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패션 플랫폼 아펠로 마케팅팀 대표 강하기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8일 12회를 끝으로 종영한 '최애의 사원'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를 만나기 위해 입사한 신입사원 남다름(김혜준 분)의 성장과 사랑을 그린 오피스 로맨스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가운데, 강하기와 아이돌 그룹 D.N.X 멤버이자 패션디렉터 이찬(차우민 분), 남다름의 관계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최종회에서는 장거리 연애를 마치고 서로의 곁에 자리 잡은 강하기와 남다름의 모습이 그려졌으며, 시청률은 3.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강훈에게 '최애의 사원'은 여러모로 새로운 도전이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처음이었고, 주인공으로 작품을 이끄는 것도 처음이었다.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편하게 임하려고 했다. 첫 주연이라는 무게를 배우 본인이 짊어지기보다 작품 전체를 함께 만들어가는 데 집중했다.
"부담은 당연히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그게 현장에서 드러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요. 오히려 다른 현장보다 편하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다 함께 즐겁게 촬영했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게 마무리했어요."
출연을 결정한 과정에도 그의 의지가 있었다. 소속사에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는 뜻을 먼저 밝혔고, 여러 대본 가운데 '최애의 사원'을 선택했다. 가장 재밌게 읽었으며 무엇보다 흔히 볼 수 있는 로맨스와는 결이 달랐다는 점에서 끌렸단다. 남다름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도 자신이 그 감정을 깨닫지 못하다가, 상대의 마음을 통해 뒤늦게 자신의 사랑을 알아가는 강하기의 과정이 매력적이었다.
강훈은 첫 로코 주연인 만큼 기존 작품을 참고했지만 '똑같이 하는 것'은 피하려 했다. 결국 그가 찾은 답은 남다름을 제대로 사랑하는 것이었다. 김혜준이 연기하는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 그의 작품뿐 아니라 예능 출연 모습까지 찾아봤다. 강훈은 "사랑에 빠진 사람의 눈빛은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진짜 사랑해야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생각했다"고 그 이율르 밝혔다.

김혜준과는 촬영 전후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 한 장면을 두고도 각자가 생각한 좋은 방향을 맞춰 더 나은 그림을 만들려고 했다. 특히 강훈은 로맨스에서 여자 주인공이 예쁘게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김혜준에게 가장 잘 나오는 각도를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
두 사람의 호흡을 완성한 것은 촘촘하게 쌓아 올린 감정선이었다. 강훈은 "강하기는 처음부터 남다름을 사랑한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대표와 직원이라는 관계가 있다 보니 선을 지키려 했고, '나는 대표니까'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밀어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강훈은 강하기의 경계가 조금씩 무너지는 과정을 단계별로 설계했다. 특히 8회 키스신을 기점으로 사랑을 확인하기까지 감정의 속도를 조절한 이유다.
"처음에는 직원과 대표라고 생각하고 관계를 정리했어요. 점점 사랑에 빠지는 과정으로 쌓아갔죠. 하기가 고민하는 지점에는 과거 서사도 있고 '나는 대표니까'라는 마음도 있었어요. 그 벽이 깨지는 과정을 점차적으로 설계해놓고 연기했어요."
코미디 역시 강훈이 이번 작품에서 놓치지 않은 부분이다. 강훈은 "개인적으라로 '로맨틱 코미디'라면 로맨스만큼 코미디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례로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서툰 강하기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살려야겠다 싶었다. 기본 설정이긴 하지만 일부러 더 뚝딱거리는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여줬다. 일에서는 철두철미한 사람이지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허둥대는 간극을 살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화분에 부딪히는 장면 등 일부 애드리브도 그렇게 탄생했다. 강훈은 "'하기라면 이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여러 행동을 시도했다"며 "또한 코미디적으로 힘을 줘야 하는 장면에서는 과감하게 표현하되 사랑스러워야 하는 순간에는 힘을 빼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강하기와 자신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사랑에 있어서는 하기보다 낫다"고 자신해 웃음을 안겼다. 일에서는 완벽을 추구하지만 집까지 일을 가져가지는 않는다는 점은 비슷하다. 그러면서도 사랑 앞에서 서툴고 뚝딱거리는 모습에서는 자신의 일부가 보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예능을 통해 형성된 이미지가 강하기에게 겹쳐 보이는 것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오래 고민하지는 않았다. 강훈은 "어린 시절부터 '무한도전' '런닝맨' '1박2일'을 보며 자랐고, 지금도 예능을 틀어놓고 일할 만큼 예능을 좋아한다. 때문에 배우와 예능인의 모습을 굳이 분리하기보다 자신이 가진 여러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예능은 계속하고 싶어요. 불러만 주신다면, 작품에 피해만 가지 않는다면 하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예능을 좋아했고, 꿈꿨던 일을 실제로 하게 된 뒤에는 나가는 게 더 재미있어졌어요."

김혜준과 차우민 역시 이번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동료였다. 세 사람은 촬영장에서 좋은 케미를 만들기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가까워졌다. 강훈은 "혜준이는 현장에서 힘든 상황에서도 리더십 있게 촬영을 이끄는 모습에 배울 점이 많았다. 우민이 역시 어린 나이에도 성숙하고 자유롭게 연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촬영 전부터 계속해서 만남을 가졌고 촬영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단체 대화방을 통해 연락을 이어갈 만큼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그렇게 12부를 완주한 강훈이 스스로 매긴 점수는 70점이었다. 100%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막상 완성된 작품을 보고 나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특히 주인공 역할에 익숙하지 않아 장면을 조금 더 여유롭게 바라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단다. 강훈은 "대본을 많이 봤지만 그럼에도 '조금 더 닳도록 볼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강훈에게 이번 작품은 분명한 전환점이었다. 이전에는 빠르게 감정을 변화시켜야 하는 역할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1회부터 12회까지 한 사람을 천천히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계획하고 연기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으로 작품을 끌고 가는 경험을 통해 그는 새로운 감정을 배웠다.
"이래서 주인공을 하면 행복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극을 1부부터 12부까지 계획을 짜고 연기할 수 있다는 게 행복했어요. 제가 표현할 부분은 어느 정도 나온 것 같지만 아직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데뷔 12을 맞은 시점에 얻은 깨달음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강훈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원동력으로 꼽았다. 그는 "처음에는 주인공까지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한 채 일을 했다. 그렇게 한 계단씩 올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꿈에 가까워져 있었다"고 지난 시간을 돌이켰다.

앞으로도 한 번에 크게 올라가기보다 자신의 속도로 계단을 오르겠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강훈은 "다만 이제는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잘해야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이에 차기작인 사극 '수성궁밀회록'과 '뜨거운 안녕'을 통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욕심이 여전한 강훈의 뜻이 담긴 행보다.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로맨스 장르도 놓치고 싶지 않단다. 그는 "장르물도 해보고 싶지만, 지금 가장 젊고 예쁜 시기에 로맨스라는 장르를 최대한 많이 해보고 싶다. 무엇보다 '최애의 사원'을 통해 사랑에 빠진 눈빛을 발견한 만큼,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전 한 계단씩 올라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계단의 종착점이 어딘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이 일이 재미없을 때는 쉬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도 촬영장에 가는 게 설레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 설렜으면 좋겠어요."
강훈에게 '최애의 사원'은 첫 로코 주연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처음으로 작품의 중심에서 한 인물의 감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갔고, 사랑과 코미디라는 장르의 재미도 온몸으로 경험했다. 그리고 13년 차 배우로서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까지 얻었다.
강훈은 마지막으로 작품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랜만에 큰 반응을 체감했고, SNS를 통해 팬들이 보내준 편지를 읽을 때마다 작품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더욱 진심이 담긴 마지막 인사였다.
"뜨거운 여름이었는데 재밌게 봐주셔서 그나마 시원한 여름을 보내게 해드리지 않았나 싶어요. 강하기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앞으로의 강훈도 기대해주시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