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메이저리그 프로야구에서 2003년 로저 클레멘스, 2004년 그렉 매덕스, 2007년 콤 글래빈, 2009년 랜디 존슨이 차례대로 통산 300승을 달성했을 때 한 평론가는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보면 300승 투수가 흔한 것 같지만 이 사람들이 한꺼번에 나온 것이 이상한 일이다. 300승을 하려면 20년 동안 매년 15승을 해야 한다. 이후 300승 투수는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 말처럼 랜디 존슨 이후 300승 투수는 17년째 나오지 않고 있으며, 14일까지 266승을 거두며 현역 최다승을 기록 중인 저스틴 벌랜더마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300승 투수의 탄생은 언제가 될지 알 수 없게 됐다.
갑자기 메이저리그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한국 인디 신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아 성대한 세리머니를 펼쳤던 크라잉넛에 이어 2026년에는 노브레인이 30주년을 자축하는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1년 차이로 두 밴드가 나란히 30주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일종의 데자뷔를 보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서두에 언급한 300승 투수처럼 이들이 나란히 1년 차이로 데뷔한 것이 특별한 일이다.
실제로 인디밴드 중에 30년 동안 활동 중단이나 해체 후 재결성 등 없이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팀은 크라잉넛과 노브레인뿐이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도 상당기간은 크라잉넛과 노브레인만 지닌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난해 크라잉넛의 30주년과 올해 노브레인의 30주년 프로젝트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크라잉넛의 30주년이 '인디 30주년'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축제의 느낌이 컸다면 노브레인의 30주년은 과거와 현재의 '연결'에 좀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실제 노브레인은 클럽 투어와 함께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리메이크에는 빅나티, 초록불꽃소년단, 극동아시아타이거즈 등 현재 인디 신에서 떠오르고 있는 밴드와 뮤지션들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초록불꽃소년단이 리메이크한 'Little Baby(리틀 베이비)' 뮤직비디오에는 노브레인은 물론 크라잉넛과 레이지본 등 1세대를 대표하는 펑크 밴드가 함께 출연해 세대와 세대의 연결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더팩트>에 "사실 노브레인이라면 3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프로젝트를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것으로 만들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이번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노브레인이 자신에게 향할 축하와 환호를 후배에게 나눠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뜻깊고 멋있는 프로젝트"라고 이들을 치켜세웠다.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윤동환 위원은 "지금처럼 인디 신의 영향력을 커진 것은 크라잉넛과 노브레인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나란히 30주년을 맞은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윤 위원은 지난해 '인디 30주년 기념 페스티벌 & 전시회'를 직접 주최·주관하기도 했다. 당시 이 페스티벌에는 크라잉넛과 노브레인도 참여해 루프탑 공연을 펼쳤다.
윤 위원은 "지난해 크라잉넛은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전시회를 열었다면 노브레인은 30주년을 맞아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라며 "상황에 맞춰 선택과 집중을 하며서 프로젝트의 구성과 방향성이 달라졌지만 둘 모두 위대한 밴드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노브레인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이벤트는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함께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노브레인은 하반기에 홍대 클럽 투어와 대규모 단독 콘서트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공연 일정 등 자세한 사항은 공식 소셜 미디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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